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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단상 2

통제할 수 있는 선에서는 이왕이면 내키는 대로

by 기영

2024년 9월 4일


제목은 ‘내키는 대로’라고 썼지만 조금 더 직관적으로 표현하려면 뭣대로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죽은 지 오래된 마음속 긍정요정을 억지로 심폐소생술해서 ‘좋은 게 좋은 거지’ 생각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저런 경험이 누적될수록 억지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장착하거나 나와 맞지 않는 것들을 인연이라는 억지 명분으로 꾸역꾸역 이어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면 넘길 수 있는 일이었다. 친구니까 그런 것쯤이야 이해해 줄 수 있는 것들이었고, 서로의 성격을 너무 잘 알기에 더욱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적어도 나에겐 건강하지 않은, 유독한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 모든 걸 차단하고 손절했다. 모든 관계를 끊어내고 나니 정말 속이 후련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와 맞지 않는 것은 적극적으로 끊어내는 것이 맞다고 느꼈다. 그러한 것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유독한 관계, 흥미롭지 못하고 재미조차 없는 것, 발전은커녕 점점 후퇴하는 것, 배울 점이 1도 없는 것, 가치가 하등 없는 것 등등.


누군가 ‘너도 나한테는/누군가에겐 그런 사람이야!’라고 한다면 어쩔티비.. 내가 매정하게 누군가를 쳐내듯이 나도 누군가에게 쳐내질 수도 있는 거니까 그 정도는 감내해야지. 어차피 인생살이 각자 내키는 대로(뭣대로) 사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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