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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emondo Oct 04. 2022

내 집같은 편안함, 단골집

단골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용어로 ‘단골’은 ‘늘 정하여 놓고 거래를 하는 손님’을 일컫는다.

이 ‘단골’이라는 타이틀은 나 혼자서 스스로에게 부여하기엔 왠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뭐랄까. “그래 너 정도면 우리집의 단골로 인정한다.” “그래, 나 정도면 진짜 이집의 단골이지”라는 쌍방의 암묵적 인정과 합의가 있어야 비로소 단골이라 부를 수 있겠다.

그럼 이 암묵적 인정은 어떤 식으로 발현이 될까.

이를테면 어린 시절 나의 로망 중 하나였던, 가게 입구에 들어서며 ‘평소 먹던 걸로요~’를 자연스럽게 주문할 수 있을 정도라든가, 혹은 저 멀리서 걸어오는 나를 발견한 사장님의 눈빛과 나의 눈빛 사이에 반가움이 빠르게 오고가며,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띠는 것 정도가 아닐까.

사장과 손님이라는 어떤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영업이 끝난 후 무사히 하루를 보낸 것을 치하하며 함께 술을 마실 수 있는 친한 언니, 오빠 혹은 친구 같은 존재.

그리고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내 집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곳. 서울에 마련하기가 그렇게 힘들다는 집을 여러 채 가진 듯 풍요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바로 단골집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나를 보며 친구들은 그 돈만 모아도 집을 샀겠다고 하지만 모르는 소리 말라. 나는 이곳들에서 가족을 찾은 것이니. 가족에게 쓰는 돈이 아까울 리가.

나의 과거가 많이 머물렀던 단골집에는 자연스레 추억 또한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곳에 가면 나는 함께 울고 웃던 얼굴들을 떠올리며 혼자일지라도 결코 혼자이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거다. 물론 사장님의 존재 덕분이기도 하지만.

유명하다는 이유로, 혹은 누가 권한다고 해서 나만의 단골집이 될 수는 없다. 나의 입맛에 맞아야 하고, 분위기 또한 내 마음에 들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감정의 교류가 추억과 결부되어야만 한다.

그러므로 내가 당신에게 나의 단골집을 소개해준다면, 그건 나를 조금 더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뜻이다. 나의 세계에 초대하고 싶다는 마음이기도 하고, 당신의 단골집으로 만들어 우연히 마주치고 싶다는 욕심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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