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비행기 타러 온 인천국제공항
제주항공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탈 수 있고,
치앙마이 18:00 출발 L13-36으로 이동
허리에 무리될까봐
최대한 짐을 가볍게 가져가기로 하고,
위탁수화물 신청을 하지 않았다.
기내 수화물은 10kg 미만으로 챙기고
배낭 하나 가져가는데,
집에서 무게 재고 왔지만 혹시 몰라서 다시 재본 무게
통과-
도착해서 면세점에서 본 해리포터 비치타올이
너무 갖고 싶었지만, 짐 줄이자고 그렇게 노력해놓고
출발부터 짐 늘일 수 없으니 열심히 참아 봄..
제주항공은 물도 다 사마셔야 하는 항공사라,
출발하기 전에 간단하게 저녁으로
파리크로와상에서 고로케와 커피를 마셨다.
비행기에 빨리 타면
불편한 자리에서 더 오래 앉아 있어야 하니까,
마지막까지 기다리다가 탑승
언제나 설레는 비행기 탑승 직전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주길.
중간중간에 일어날 수 있도록
통로 좌석으로 미리 선택했고,
담요를 챙겨서 가방 안에 넣은 후 허리를 받쳐줬다.
창문 쪽에 앉으신 어머님께
노을 사진 부탁드려서 찍었는데,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중간에 이렇게 일어나기도 했지만
역시 비행기 안에서의 5시간 반은 쉽지 않았다.
배낭 위에 담요를 말아서 등에 기대도,
앞 좌석에 기대도 점점 커져만 가는 고통.
결국 3시간 쯤 되었을 때,
정말 못 견딜 때 붙이는 마취파스를 붙이고야 말았다.
앞으로 남은 두 시간.
비행기가 아니었다면 어디서든 드러누웠을 테지만,
앉거나 서있을 수밖에 없는 곳.
허리 통증이 생긴 이후 가장 두려워하던 상황을 겪어내고 있는 중이었다.
파스의 위력으로 그나마 남은 시간은 견딜만 해졌고,
감사히도 비행기가 25분 정도 일찍 공항에 도착하게 된 덕분에
나는 고통에서 좀 더 빨리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숙소에 도착하고 밤새 잘 쉬면 내일 걸을 수 있겠지?
이렇게 다시 안 좋아질까봐, 괜한 일을 벌인 걸까 생각도 들었지만,
5시간 동안 내가 정말 가고싶었던 곳에 가는 건데
이 시간도 못 견디고 포기하면
앞으로 뭘 할 수 있겠나란 생각을 하며 버텼다.
물론 파스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이동을 돕기 위해 차가 있고,
연락을 돕기 위해 휴대폰이 있는 것처럼
허리디스크를 평생의 동반자로 함께 지내야 한다면
뭐 그렇게 다 도움 받으면서 인생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중요한 건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받을지,
어떤 게 효과적일지,
쉼의 균형을 어떻게 할지를 스스로 깨닫는 게 아닐까.
숙소까지 운동 겸 걸어갔고,
허리 아프면 내일 하루종일 누워있어야겠다며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여행을 시작해보려 한다.
어차피 허리엔 걷기운동이 좋으니
궁금증 투성이인 새로운 도시에서 많이 걸어다녀야지 !
이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