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치앙마이를 둘러보는 다음날.
한국에서 블로그나 인스타 등으로 구경하다가,
이런 스타일의 카페를 보면 항상 구글맵에 저장해두고
여행 가면 꼭 찾아가봐야지 생각을 했었다.
치앙마이가 도이창 원두 등
스페셜티커피 맛집으로도 유명해서
카페 많이 다녀볼 생각으로도 행복했는데,
이렇게 새벽에 밥 먹으려고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취향저격 카페를 발견하다니 !
벌써부터 사랑에 빠져버린 여행지
치앙마이 오기전에 찾아봤을 때,
요즘 대부분 태국에서 QR 결제(심지어 야시장 점포도), 혹은 카드결제가 가능하니
현금은 급하지 않고 엄청 조금만 필요하다고 했는데,
편의점은 200바트 이상 결제가 가능하고,
이후 여행에서도 가게, 점포 모두
캐쉬온리인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어쨌든 나는 환전 천천히 환율 보고 해야겠다며
쿨하게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런 포차 정말이지 너무나도 좋아하지만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
다들 환전은 꼭 하고 가시길.
낯설어서 조금은 불안했던 마음이었지만
아는 브랜드, 피자헛을 발견하니 마음이 좀 편안해졌고,
더 잘 아는 브랜드인 기아를 만나서
아주 편해진 마음.
치앙마이에서의 첫끼는
좋은 곳에서 먹고 싶어서 찾아왔고,
가장 좋아하는 팟타이를 먹었는데
정말이지 너무 맛있었다 !
아침을 먹는 동안 비가 많이 내려서
근처 카페 가는 건 포기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한 시간 누워서 쉬다가
체크아웃 후 드디어 올드시티로 :-)
여기서 잠시 치앙마이를 간략히 보여주면,
치앙마이는 중앙의 저 네모 성곽으로 둘러싸인
올드시티를 중심으로,
서쪽에 SUTHEP,
동쪽에 THAPAE
북쪽에 CHANG PHUEAK이 있고,
대부분 볼 것들, 갈 곳들이 여기에 집중되어 있다.
SUTHEP에는 모던스타일을 구경할 수 있는 님만과
예쁜 소품들을 살 수 있는 곳들과
아트빌리지인 반캉왓이 있고,
THAPAE는 성벽부터 유달리 유명한 타페게이트,
그리고 재밌는 야시장인 나이트바자르와 와로롯시장,
그리고 많은 술집들도 있는 곳.
CHANG PHUEAK은 타패, 수텝만큼
올드시티와 가깝지만 관광지처럼 북적이지 않아서
장기로 사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고
현지 맛집도 많은 곳.
걷기운동 많이 하기로 다짐한 여행이니,
비가 왔지만 호텔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빽빽히 주차된 오토바이를 보니,
태국에 있다는 게 실감이 난다.
전날,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가 별로 없어서
눈치싸움으로 길을 건너야 한다는 점에 굉장히 놀랐는데, 신호등이 있어도 그냥 건너는 현지인의 기세에 더 놀랐다.
(물론 차는 빨간불로 멈춰선 도로)
이후, 횡단보도가 나오지 않아서 길을 계속 못 건넜는데, 그냥 반대쪽 길로 도로를 건너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치앙마이의 암묵적 룰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차와 오토바이가 쌩쌩 다니는 것 같지만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도 클락슨을 누르지 않았고
길을 만들어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좋은 게 좋은 치앙마이,
모두가 느리게 다니는 치앙마이.
그렇게 마음이 좀 편해진 상태로 걷는 치앙마이.
왠지 오픈타임과 클로징타임을
칼같이 지킬 듯한 카페도 발견하고,
중간에 트래블월렛 카드에서 현금을 뽑으려고
은행 atm기 들렀는데, 웬걸. 돈이 안 뽑히는 게 아닌가.
다행히 원화를 현금으로 조금 가지고 있어서
한동안 환전만 해서 썼는데,
나중에 보니 내가 처음 갔던 은행 빼고
나머지 은행에서는 다 잘 뽑혔다.
(분홍색 은행 빼고 다 가능)
그리고 atm기 수수료가 220바트이니
한번에 많이 뽑아두시길..
(은행이든 편의점atm이든 모두 동일했음)
드디어 올드시티 성벽 발견 !
사원은 찾아가야 하는 건 줄 알았더니
골목 중간중간에도 작은 사원들이 보여서 신기했고,
올드시티 중간중간에 큰 사원들도 많이 있다.
그중 올드시티 중앙에 위치한 왓프라싱.
선데이마켓도 왓프라싱 바로 앞에서 시작하고,
기념품 살 곳이나, 커다란 코스메틱 샵, 옷가게 등이
이 골목에 몰려있다.
배고파서 요거트볼 먹으러 들어갔던
치앙마이한나레스토랑카페
요거트볼에 정작 요거트는 정말 적었지만
제철과일이 듬뿍이었던 이곳은
우연히 들어온 곳이었는데 무척 유명한 곳이었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쐬니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게 바로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구나,
새삼스럽게 행복의 조건을 느끼게 되던 곳
이렇게 알록달록한 건물 보고 싶어서
푸켓을 들렀다 한국으로 돌아갈까 고민했었는데,
치앙마이에도 이런 건물이 많이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나의 호텔 !
호텔까지 지도상으로는 44분이었는데,
걷다보면 도로가 이런 식으로 끊겨져 있기도 하고
나무가 침범하기도 하고,
울퉁불퉁해서 캐리어 끌기가 무척 어렵다.
그리고 1분마다 사진 찍고
중간에 요거트볼도 먹고 와서 거의 2시간 걸려 도착.
이번 여행에 짐을 많이 들고 가지 않아서 무척 다행이었다.
치앙마이는 미니멀리스트로 여행을 가야 하고,
호텔은 장박을 추천!
야시장에 가서 저녁 먹을 계획이었지만
2시간 동안 비 맞으며 걸어다녔더니 너무 피곤하길래
그냥 무리하지 않고 자기로 했다.
저녁은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랑
삼각김밥이랑 과자,
그리고 호텔 로비에 있던 과자로 행복한 굿나잇
치앙마이의 도로는 불편하다.
울퉁불퉁하고 중간중간 끊겨져 있으며,
횡단보도도 별로 없고 지키는 사람은 더욱 없는 곳.
그리고 도로를 침범하고 있는 수풀과 우거진 나무들까지.
하지만 이 모든 불편한 것들이
하루만에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졌다.
요란하지 않고, 깔끔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들.
그들이 살아온 삶의 모습과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풍경들.
한국의 도로는 너무나도 깨끗하다.
치앙마이에 비하면 몇시간이라도 캐리어를 끌 수 있는
잘 정비된 도로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서울의 동네들을 생각해보면,
깨끗하게 정비된 강남보다는 옛모습이 남아있어서
좀더 그 동네의 역사가 엿보이는 종로같은 동네들이다.
치앙마이를 걸어다닌 둘째 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디테일을 찾는다면
세계 어디서든, 그리고 한국의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