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책

강요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함께

by 김우드

2025년 9월 28일


책을 함께 읽어주는 남편.

나는 원래 독서를 좋아했지만, 남편은 책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아니, 책 읽는 걸 싫어했다. 연애 시절에도 카페에 있는 책을 펼쳐 한 두 장을 읽고는 금세 덮어버리곤 했다. 그래서 여행이나 카페에 가면 내가 책을 읽는 동안 남편은 핸드폰 게임을 하거나 낮잠을 자곤 했었다.


나는 그런 남편의 성향을 존중했다. 사실, 같은 카페에 있는 커플 중에 함께 책을 읽는 분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었다. 남편에게 부탁했다면 분명 노력해 줬겠지만, 뭐든 억지로 하는 것은 안 하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하기에 강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8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올해가 되어서야 남편이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주말에 집에서 또는 카페에서 최소 30분씩은 함께 책을 읽는다. 오늘은 카페에 가서 함께 책을 읽었는데, 책으로 알게 된 것을 나에게 설명하며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에 '이 사람이 독서의 맛을 조금은 알게 된 건가?' 싶어 기특하고 뿌듯했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며 마음을 열어둔다면 강요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함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남편. 주말에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려는 노력으로 채워준다는 게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런 남편 덕분에 나 역시 더 좋은 아내가 되고 싶어지고, 이런 작은 노력들은 우리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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