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 없이 충분했던 생일

매일이 특별하니까

by 김우드


2025년 10월 1일


생일 아침! 작년에 카카오톡 프로필에 노출되는 생일 알림을 해제한 뒤로 카톡에는 가족들의 축하 메시지를 제외하면 브랜드에서 보낸 광고뿐이다.


'아! 편하다!'


어느 순간, 받은 만큼 돌려주는 기프티콘 문화가 마치 채무관계처럼 불편하게 느껴졌다. 생일 알림을 보고 몇 년간 연락하지 않았던 지인에게서 연락이 오면, 먼저 연락을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나는 연락했었는데 얘는 안 하네?' 같은 계산적인 마음이 올라오기도 했다. 게다가 생일 축하한다는 여러 메시지에 일일이 답장해야 한다는 압박감까지 더해지면, 나의 하루 에너지 총량을 넘어버리곤 했다.


올해는 담백한 축하 인사만으로 충분한 관계들만 남아, 가장 편안한 생일을 맞았다. 나에게 주는 선물의 의미로 주문한 꽃까지 더해지니,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아침이었다.


암 진단이라는 큰일을 겪고 나니 생일이나 기념일이 그리 대단하지 않게 느껴진다. 가족들의 축하를 받고, 조각케이크 한 조각에 초 하나를 꽂아 조촐한 생일파티를 하고, 평소 함께 좋아했던 장소에 가서 데이트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꼭 생일이 아니어도 언제든 특별할 수 있다. 나의 일상과 삶을 조금 더 유한하게 바라본다면 말이다.


나 역시 결혼 전까지만 해도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값비싼 호캉스나 해외여행 같은 특별함을 바랐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남편과 함께하는 매일이 선물 같아서, 억지로 더 특별함을 찾을 이유가 없다. 어쩌면 오지 않았을 하루라고 생각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아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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