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하지. 줄 때는 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맞는 말이야. 내가 무언가를 줄 때, 이 사람에게 내가 준 만큼 똑같이 받아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거야. 적어도 나는 그래. 마음이라는 건 등가교환이 아니잖아.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내가 10을 줬다고 똑같이 10을 달라는 말은 절대 아니거든. 그것만큼 못나 보이는 게 없다는 걸 나는 알아. 그냥 그런 말을 내뱉는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을 매우 졸렬하게 보이게 한다는 것도.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적어도 보통의 사람이라면, 10을 아낌없이 나눠준 나라면, 적어도 조금의 기대는 해볼 수 있는 거 아닐까? 세상일이 다 그런 거라고? 알아. 뿌린다고 거둘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거. 그래도 섭섭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아. 어쨌든 너는 몇 년 간 내 삶의 배경에 항상 존재했던 사람이니까. 오롯이 나 혼자 감당해야 할 감정이라는 건 잘 알고 있어. 이 섭섭 시원한 이상한 기분 말이야. 그래서 앞으로는 한심한 글 쓰지 않으려고. 이건 마지막으로 너를 털어내기 위해 쓰는 글이야. 내 감정도 함께 이 종이 조각에 담아 저기 선반 구석으로 치워버릴 거니까. 그렇다고 버리지는 않을 거야. 어쩌다 네 생각이 날 때, 주변을 뒤져 그 종이를 찾아 읽어 볼 거거든. 그냥, 그게 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