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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민 Mar 22. 2023

후회

어머, 일찍 왔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니, 어머니께서 놀란 듯 말씀하셨다. 나는 아무 대꾸 없이 그대로 내 방으로 향했다. 문을 닫고 한숨을 한번 쉬었다. 머리를 문에 기대고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벽에 붙여놓은 슬램덩크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에는 거짓이 아니라고요. 대사가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왜 그런 용기가 없을까.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고마운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왜 하지 못하는 걸까. 나는 왜 이리도 한심하기 짝이 없을까.


아무리 고민해도 해답은 찾을 수 없었다. 너는 그 정도 밖에 안되는 놈이야. 악마 같은 소리가 머릿에 맴돌았다. 실제로 그럴지도 몰라. 나는…. 아니야, 나는…. 마음속에서 몇 번의 싸움이 벌어졌다. 아, 모르겠다. 나는 생각하기를 멈추기로 했다. 그리고 그대로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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