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의 철학자』(5)
11월과 12월 나의 미션은
"명상하기"와 "감사일기 쓰기"이다.
솔직하게 "감사일기"를 쓰지 않은지 10일이 넘어갔다.
감사 일기 쓰기 이번에도 실패다. 왜 이리 어려울까?
하루의 마무리를 감사함으로 끝내는 게 안된다니!
그래도 여전히 자기 전 명상은 하고 있다.
명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어가는데
이 미션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해서 잘 맞는 명상을 찾아가고 싶고
나의 좋은 습관으로 꼭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들어서 잘 안 되는 게 있다. 바로 산책 명상이다.
산책할 때 잡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
내가 잘하는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자연에 집중하려 했지만 쉽지 않다.
사실 산책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할 때도 산만하다.
이런 날들이 있지 않은가?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될까...?' 생각하면서
산책하던 와중에 깨달았다.
우리 집 강아지 덕분에.
오늘도 나는 우리 집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섰다.
오늘따라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가고 싶은 대로 하려고 한다. 산책을 얼른 끝내고 싶은 마음에
"얼른 가자. "
이 말만 계속하고 있었다.
"나는 너를 얼른 산책시키고 해야 할 일이 산더미란다." 이렇게 말하고 계속 다른 곳을 바라보며
쓸데없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 집 강아지가
나를 한적한 곳으로 끌고 가서
그냥 자리를 잡고 앉았다.
등산로 반대편에 새로 만들어진 길이 있는데
그곳에 가면 저 멀리 사람들이 산을 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 생각엔 사람 구경을 하려고 자리를 앉은 듯싶었다. 우리 집 강아지는 사람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에도 난 "좀 가자! 나 바빠"라고 말했다.
우리 집 강아지를 보니 차렷 자세로 앉아서
코만 계속 움직이면서 하늘 냄새를 맡고 있었다.
무슨 소리를 듣는지 귀도 쫑긋쫑긋한다.
"넌 뭘 보고 듣냐? 아무것도 없구먼.
사람들도 아까 다 지나갔어!"
이 말을 하고 갑자기 문뜩 생각했다.
'그래, 서서 다른 생각 할 봐엔
나도 그냥 같이 옆에 앉아서 집중해 보자.'
그랬더니 이제야 하늘도 보이고 새소리가 들린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도 보이고 차가운 겨울바람이 내 코끝을 스쳐가는 느낌도 들었다.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앉아있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그 순간만큼은 나의 주의력이 모아지며 차분해졌다.
“그래, 이거지.”
우리 집 강아지가 나에게 준 간단한 해결 방법이었다.
산책이라고 걷는 것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오늘 하루 산책을 했다고만 의미를 둘게 아니라
걸으면서 집중이 안되면
한 곳에 서서 아님 앉아서 그저 바라보면 되는 거였다.
"고맙다. 나의 강아지!"
덕분에 오늘은 산책명상을 할 수 있었다.
오늘 이 경험을 하면서
전에 읽었던『네 발의 철학자』가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한번 펼쳤다.
행복한 삶은 성찰하지 않는다.
삶의 많은 시간을
남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아니면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하며 보낸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많은 시간을
자신의 인생과 그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데 보낸다면
문제가 덜 할 수는 있지만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집중한다는 것은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네 발의 철학자』
모두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