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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Mar 28. 2022

3월 28일 월요일

어느새 목련이 곳곳에 피기 시작한 월요일

1. 봄

몇 주전부터 봄이라고 생각하며 두꺼운 외투는 정리해 넣어두고 굳이 얇은 외투를 찾아 입었는데 결국 꽃샘추위에 보일러를 틀곤 했다. 추위와 비바람이 겹친 엄청난 추위에 벌벌 떨다 맞이한 3월 말, 마침내 봄이 온 것 같다.


제주에는 벚꽃이 피어나고 서울 곳곳에도 목련이 피기 시작했다. 30일부터 여의도 벚꽃 축제가 시작이라는데 어쩐지 이른  같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설렌다. 작년 이맘때쯤 퇴근하고 이직 준비를 했었다. 늦은  남편과 여의도를 누비며 벚꽃 드라이빙도 하고 자기 직전까지 면접용 자기소개를 달달 외워가며, 돌이켜보면 다시없을 최선과 열정으로 이직에 성공했다. 유난히 빨랐던 지난 1년과 계절들을 보내고 다시 맞이하는 봄이라니. 마스크를 여전히 벗지 못할지라도 역시 봄을 떠올리는 일은 설레고 즐거워.


2. 필라테스

두 번의 유산 끝에 다시 임신을 찬찬히 준비하는 우리 부부는 이번만큼은 몸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영양제도 벌써 3개월도 넘게 꾸준히 먹고 있고 남편은 얼마 전부터 술을 끊었다. 그 노력에 보답하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필라테스트를 가기로 했고 최선을 다해 운동에 임하고 있다.


이전 임신들이 글쎄 내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적어도 유산 끝에 든 생각은 간절함은 부족했다는 것. 그저 물 흐르듯 그렇게 때가 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안일했다는 것. 비싸고 좋은 조리원을 내 몸보다 먼저 떠올리고 상상했을 만큼 조금 철없고 또 정상성에 집착하며 이상적인 임신기간만을 고려했다는 것.


필라테스를 하면서 임신을 할 수 없을 수도 아니 이번 임신도 아니 어쩌면 언제 올지도 모르는 임신의 기회도 어쩌면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에게는 건강한 몸만큼은 남게 될 거니까. 그 정도의 욕심과 마음으로 임한다.


3. 10년 차 초보운전

작년 5월 퇴직금을 털어 차를 한 대 계약했다. 신차를 계약하면 1년도 넘게 기다린다더니 정말 내가 그 시간을 견디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 했다. 정말 꼭 10개월이 지나 차가 출고된다고 연락을 받았다.


연락을 받고 오래지 않아 아주 오래전부터 몰던 하얀색 아반떼를 중고로 내놓았다. 폐차는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무려 200만 원에 차를 매매하게 되었다. 200만 원은커녕 100만 원도 안 나올 줄 알았는데 그마저도 팔린다니 감격과 충격이 동시에.


20대 초반 운전학원을 다니고 또 그 당시 친구였던 남편이 왕복 40분이 넘는 통학길의 도로연수를 해주어 2년이 넘게 거의 매일 운전을 하고 다녔다. 그 시간이 무색할 만큼 해외유학과 서울살이로 운전실력은 거의 장롱면허 수준이 돼버리고 어쩌다 제주도나 놀러 가야 슬슬 차를 모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새 차가 나오면 운전을 다시금 시작하기로 했으니 4월 한 달의 목표는 출퇴근길 운전 마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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