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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Apr 26. 2022

4월 25일 월요일

쏜살같이 지나간 4월의 마지막 주의 일기

1. 4월

차가 나왔다. 화담숲을 걸었다. 대게를 먹었다.

창경궁을 걸었다. 벚꽃 그리고 우도 여행을 다녀왔다.

바쁜 2주를 보냈다. 아빠 생일.

안산을 걷고 종묘를 걷고 남편 생일 주간을 시작했다.


2.

어제오늘 출근길이 촉촉했다. 큰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새벽녘에 조금 내리고 멈췄다. 미세먼지에 꽃가루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기관지가 간질간질하고 불편한 계절이라 어쩐지 비가 기다려진다.


비가 내리고 걷잡을  없이 여름으로 향해가는 날씨예보를 보면서 겨울 니트와 가디건을 잔뜩 접어   번의 세탁 아웃소싱을 보냈다. 새로운 계절을 준비한다.


3. 퀸스 갬빗

체스를 한 번 둬 본 적이 있었다. 재작년 여름쯤이었나. 딱히 할 것도 없고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어 먼지 쌓인 맥북을 긴 밤 내내 충전하고는 체스를 뒀다. 감으로 몇 번, 룰을 찾아보고 몇 번. 사나흘을 두고는 공부 없이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맥북을 닫아 다시 방구석에 넣어뒀다.


퀸스 갬빗을 아주 늦게 이제야 봤다. 이토록 아름다운 성장 스토리일 줄은 몰랐는데 (사실 고풍스러운 의상에 매료되어 마지막 편이 다 되어서야 스토리에 감동하긴 했지만) 한 편 한 편 다채로워 정말 재미있었다! 시리즈를 보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챙겨봤는데 의상만큼이나 멋졌던 세트를 구성한 무대감독이 나와 인터뷰를 했다. 주인공이 체스를 두는 집, 카페, 음식점, 학교, 비행기 등등을 연출했고 스태프들이 각 장면의 무대에 들어서며 하나같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주인공마저 무대에 들어갈 때 기대감을 안고 갔다고.


어떤 이들은 이런 작품들을 ‘여성 서사’를 다룬다고 말한다. 사실 그저 ‘성장 서사’라고 이름 붙여도 크게 무리 없는 작품들인데, 때로는 주인공들의 활약의 스토리가 포괄적으로 분류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4. 생일

늘 이맘때쯤 몰리는 가족 생일들 덕에 하루 걸러 하루씩 케이크를 알아본다. 올해는 시어머니 환갑에 이어 우리 아빠 생일이 있었다. 아빠 생일 3일 후가 외할머니 생신이라 매 년 주말에 모여 가족 식사를 하곤 했었다.


생일이 한 차례 지나가고 어버이날이 오기 전 딱 그 사이에 남편 생일이 끼어있다. 예전엔 시간을 내서 여행도 가고 근사한 곳을 예약해 식사도 했었는데 주중에 시간을 낼 수 없어진 요즘은 어찌할 방도가 없다. 일찌감치 갖고 싶다던 신발 한 켤레를 사주고 주말부터 티라미수를 만들어 초를 꽂아 불었다. 이제 오늘 저녁 미역국만 맛있게 끓이면 올해 생일도 잔잔하고 고요하게 마무리.


13살에 우리 반으로 전학 온 남자애가 여간 얄미운 게 아니었는데 20대가 되고 아침저녁으로 운전연수도 시켜주고 같이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고, 돌이켜보면 친구 없이 지내던 내 곁을 늘 친구로 연인으로 지켜줬던 것 같은데. 이렇게 일부러 떠올리지 않으면 이제 그 순간들을 많이 잊고 지나간다. 가족으로 맞이한 5번째 생일. 축하해 여보! 이제 다시 여행적금 들어둘게. 내년 생일에는 꼭 여행 가자!


5. 봄의 사진첩

서순라길 이다(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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