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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Sep 23. 2022

임신 9주차

아기크기 23.7mm, 심박수 178bpm

9주차 초음파 사진

아메바 같던 덩어리가 2등신으로 변했다. 이제 2cm를 갓 넘기면서 지난주보다 조금 더 또렷하게 팔과 다리, 머리와 턱이 분리되어 보였다. 정면으로 젤리 곰 같은 모습은 못 봤지만 덩어리에 비해 조금 더 진화된 모습.


4주차부터 9주차까지(사실은 16주차까지) 입덧이 이어졌다. 어쩔 수 없이 입덧약을 처방받아먹었다. 드라마에서처럼 밥상머리에서 갑자기 욱하며 화장실에 가는 일은 결코 없지만, 마음껏 드러누울 수 없는 회사에서의 긴 시간과 운전하는 시간 동안의 속을 달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자기 전 1알씩 꾸준히 먹으면 오후 4~5시까지는 내 속의 파도가 저 수평선에서 치다가, 밤 9~10시쯤이면 턱 끝까지 다시 몰려온다.


아기가 건강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엔 불면증까지 더해지는 날에는 조금 버거운 밤도 더러 있었다.


아스피린도 꾸준히 복용 중에 있어서 입덧약(디너지아) 까지 먹으려니 조금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다. 입덧약의 주요 약 성분은 비타민 B군과 수면제라서 2알을 먹으면 그다음 날 손을 쓸 수 없는 무기력함이 몰려왔다. 다만 약간의 항히스타민 효과가 있었는지 계절성 비염과 알레르기를 수월하게 넘길 수 있었다. 적어도 약을 먹고 있던 16주까지는.


입덧과 별개로 8주차에는 산후조리원을 예약하고, 9주차에는 맘편한 임신 통합 신청을 진행했다.

*정부 24 맘편한 임신 지원 원스톱 서비스: https://www.gov.kr/portal/fertility.do


가장 잘 알려진 건 임신 출산 진료비를 지원하는 100만 원 바우처와 '국민행복카드'.


나 같은 경우엔 이전에 있던 2번의 유산 때 매번 바우처를 새로 발급받아 수술이나 약제에 사용했었기 때문에 매우 유용했다. 임신확인서를 발급받아 각 카드사 측에 카드를 신청하면 되고, 나 같은 경우엔 이미 카드가 나와있기 때문에 건강보험공단에 이전 임신에 대한 무효 처리를 진행한 후에 새로운 임신 확인서를 등록했다. 앱으로 Q&A 등록하고 앱으로 답변받고 빠르게 처리되어서 만족스러웠던 기억.


맘편한 임신 서비스를 신청하면 12주까지는 엽산제를, 16주부터는 철분제를 제공해준다. 실제 약품 제공은 다소 제한적이라 건강보조제로 대체하여 받았다.


그 외에 맘편한 KTX 할인(KTX 특실로 업그레이드)과 SRT 임산부 할인(운임의 30% 할인)도 야무지게 신청해두었다. 맘편한 임신을 신청하고 꾸러미를 직접 구청에 받으러 가거나 택배로 받을 수 있는데, 그때 대중교통이나 자차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임산부 배지와 스티커를 준다. 배가 전혀 나오지 않는 임신 초기는 대중교통 타는 게 매번 곤욕인데, 그래도 배지를 메고 지하철에 타면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으니(매번 통하지는 않지만) 유용하다.


12주 이후에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 지원 같은 경우엔 정부 24에서 1번 신청하고 서울시에 1번 더 신청해야 된다. 그럼 70만 원 바우처가 들어오는데 버스, 지하철, 택시 그리고 주유소, 고속버스, 리무진, 고속도로 통행료 등등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 지원사업: https://www.seoulmomcare.com/main/main.do


이 외에도 직장인인 경우, 근로기준법 관련 조항에 따라 임산부 단축근무(12주 이내, 36주 이후 1일 2시간 이내) 신청할 수 있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태아검진시간을 제공받을 수 있다. 28주까지는 4주마다 1회, 29주에서 36주까지는 2주마다 1회, 37주 이후에는 1주마다 1회로 회사에서 정해준 시간에 따라 쓸 수 있다. 많게는 1일에서 짧게는 2~3시간 정도이고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는 각 회사의 인사규정에 따라 이동거리, 검진시간 등에 맞춰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74조 관련 조항: https://www.law.go.kr/%EB%B2%95%EB%A0%B9/%EA%B7%BC%EB%A1%9C%EA%B8%B0%EC%A4%80%EB%B2%95/%EC%A0%9C74%EC%A1%B0


나는 근로기준법을 보장받는 기업에서 근로기준법에서 멀어진 사립학교 교직원으로 이직을 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관련 조항에 따른 항목들을 하나하나 인사규정에서 찾아서 써야 했다. 조금 피곤하고 때로는 답답하기도 했지만 근로기준법에 근거해 만들어둔 유사한 규정들이 있으니 꼭 모두 잘 찾아서 사용하시길.


여러 법적인 혜택 말고도 각 시도 군별로 가지고 있는 지자체별 지원금 혜택이나, 자동차보험료 할인(임신확인서 제출 후 적용 가능) 그리고 임산물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같은 소소한 제도들도 있는데 알아두면 쏠쏠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사업: https://www.ecoemall.com/main/index.do 

*한살림 임산부 꾸러미 사업: https://mom.hansalim.or.kr/om/pw/gu/PWGU0301.do 



*임신 9주차 증상

- 아기 크기 2.3cm

- 입덧약(디너지아) 처방받아먹기 시작

   (그렇게 16주까지 먹었습니다)

- 입덧약 덕에 불면 해소

- 맘편한 임신 서비스 신청

- 임산부 배지를 달고 다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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