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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월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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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Sep 28. 2020

9월 28일 월요일

방학 끝 출근 시작

1. 월요일

처음 월요일기를 적었던 날, 짧지 않은 그래서 쉽지 않던 휴직기간 동안 처음으로 연차 같은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글을 썼다. 그 날은 비도 많이 왔고 커피도 달고 맛났다.


여름을 오롯이 방학으로 보내고 조금 다른 종류의 월요일이 왔다. 맞춰 둔 알람이 무색하게 옅은 잠에 여러 번 깨고 결국 출근시간에 딱 맞춰 사무실에 들어갔다. 읽지 않은 천 여통의 메일을 지우고 읽고 삼 개월의 휴직이 무색하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꽉 찬 하루를 보냈다. 회사원의 하루.


어느 날은 지겹기도 또 익숙하기도 한 회사에서의 하루는 즐겁거나 보람찰 때도 있고 그 반대일 때도 사실 많았다. 오늘의 하루는 정신없지만 즐거웠던 하루로. 한 달을 꼭 오늘 같은 날들로 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2. 만보 걷기

아주 강도 높은 외출 자제 기간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산책을 한다. 주로 만보를 채우지만 때론 그 두 배를 걷는다. 몇 달간 만보 걷기를 한 결과 눈에 띄게 좋아진 건 체력. 짧은 등산이나 왕복 두 시간 남짓의 산책도 그리 힘들지 않다. 고민이 없는 날은 잠이 솔솔 오기도 하고, 모쪼록 좋다.


동네의 산책길이 조금 지루해 요즘은 연희동 너머에 있는 안산 자락길을 걷는다. 전부 다해 7km지만 중간을 잘라서 걸으면 5km 남짓을 걸을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길도 멋지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인왕산과 서울의 전경도 멋지다.


오전 시간에 걸으니 오히려 사람이 많아 조금 소란스러워 오후가 훨씬 더 좋았다.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근처에 차를 대고 한 바퀴 빙 둘러 걸어 내려와 요구르트 한 잔 하면 천국! 토요일에 가면 매뉴팩트도 먹을 수 있어 우주최강!

안산 자락길

3. 제주도

부모님의 제주 한 달 살기가 내일이면 끝이 난다. 완도에서 제주로 짐을 바리바리 싸서 내려왔던 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이제 다시 짐을 싸서 배를 탄다니.


제주 동쪽에서 시작해 남쪽까지. 그리고 마지막 서쪽 집에서 스무 날을 보냈다. 그 사이 태풍도 2개나 겪고 셀 수 없는 걱정과 우려를 뒤로 한 채 다행히 긴 여행을 마쳤다. 올레길 전체 코스를 다 걷고 지난 주말엔 메달을 받았다며 사진을 보냈다.


서울은 흐려도 제주는 맑았던 날들. 종종 보내오는 바다와 숲 사진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던 날들. 그 날들이 우리 가족에게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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