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년 만에 다시 준비하게 된 이사
정남향 창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암흑기였던 지난 휴직 기간을 버텨냈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연희동 매뉴팩트에 들러 커피 한 잔을 사먹는 여유로움을 즐겼고, 식탁과 쇼파의 자리를 하염없이 바꿔가며 계절을 맞이했다.
그 사이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과 더불어 전세값도 2억이 넘게 올랐고, 다행히 집주인분의 배려와 부동산 정책의 아다리가 잘 맞아주어 5% 인상으로 전세 연장권을 획득한 참이었다. 때마침 차를 계약하려고 현금으로 목돈을 가지고 있었고, 집 앞 오피스텔이 계속 눈 앞에 어른거리던 이상한 시절이었다. 아파트를 살 수 없다면 오피스텔이라도 사서 이 목돈을 굴려야 하는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던 차에 갑자기 집을 사게 되었다. 우리 집.
아주 허름한 아파트지만 베란다 양쪽 창으로 높은 나무와 공원의 낮은 능선이 보이는 곳. 우리는 그곳을 보고 나오면서 이미 머릿속으로는 어떤 창으로 나무를 바라보아야 할지 화장실에는 어떤 타일을 깔아야할 지 고민하고 있었다. 울창한 나무가 보이는 곳, 그 곳으로의 이사를 우리는 트리 프로젝트라고 부르기로 했다.
입주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3달. 지금부터 해야할 많은 일들은 모든 과정이 중요하고 결과도 중요하다. 돈도 아주 많이 들 거고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주 많겠지. 올해 정말 참 별 일이 다 있다.
대출 상품을 꼼꼼히 확인하여 알아보는 것.
이삿짐 업체를 섭외하는 것.
인테리어 업체를 고르고 견적을 비교하는 것.
원하는 것과 포기할 것을 우선순위에 맞춰 정하는 것.
인테리어를 하는 동안 들어갈 작은 숙소를 구하는 것.
그리고 마침내 이사하는 것.
예상하는 이사 일정은 12월 중순, 크리스마스 기간에 맞춰 예약해두었던 제주 바다 앞 숙소는 이번에도 또 취소해야할 것 같지만 우선 집중해본다. 트리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과 성공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