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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파 Nov 05. 2021

#9. 걱정상자

2021. 08. 18. 

오늘의 그림책


걱정상자

글 그림 조미자

출판사 봄개울



걱정인형, 내가 나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걱정이 많은 사람, 최악의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 나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수식어다. 

그림책 속 이야기처럼 상자 안에 내 걱정거리들을 다 집어넣고 새총으로 날리고, 누가 집어가도록 두고 싶지만 현실에선 걱정이란 게 그리 간단하게 사라지진 않는다. 

그렇지만, 그림책 속 주주와 호가 걱정을 대하는 모습들을 통해 걱정을 다루는 지혜를 배운다.


첫 번째, 걱정거리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새총으로 걱정상자를 멀리 날리고, 호는 주주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때, 작아 보이지?” 

걱정 상자 겉은 곱게 칠하고 나무에 주렁주렁 달아보고는 또 이렇게 묻는다.

 “어때, 달라 보이지?” 

걱정거리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보는 지혜를 배운다. 

가까이에서 보면 당장 큰일처럼 보이고, 도무지 방법이 없어 보이는 걱정거리도 

몇 발 떨어져 넓은 시야로 바라보면 별 거 아닌 사소한 일일 수 있다는 것이다. 

멀리서 보고, 달리 보자.



두 번째, 걱정거리를 그냥 두기.

 ‘걱정을 사서 한다’는 말이 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걱정까지 대가를 지불해가며 끌어안고 있는 모양을 보고 하는 말이다. 애써 붙잡아 걱정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두는 의연한 태도를 배운다.



세 번째, 걱정거리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을 곁에 두기. 

걱정거리를 혼자서 끌어안고 끙끙거리지 말고, 다른 이들에게 나누는 것이다. 

가만히 귀를 열고 걱정을 털어놓는 내 곁에 묵묵히 머물러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것. 

그저 이야기를 하다 보면, 걱정이 가득 차있던 상자의 무게가 어느새 가벼워져 있을 것이다. 

무거웠던 마음까지도.



마지막으로, 그림책엔 나오지 않았지만 한 가지 방법을 더 이야기해볼까? 

바로, 걱정을 글로 쓰는 것이다. 이건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내 안에 있는 걱정들을 흰 종이에다가 쏟아 내보는 것. 

걱정거리를 없애는 효과적인 방법이니 권하고 싶다.



멀리보고, 달리보고, 그냥 두고, 사람들에게 털어놓고, 글로 써보고.

마음에 쌓아둔 걱정들을 잘 다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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