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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파 Nov 05. 2021

#11. 제니의 모자

2021. 10. 13 

오늘의 그림책


제니의 모자 

글 그림 에즈라 잭 키츠

출판사 느림보



‘제니의 모자’를 보면서, 우리는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떠올린다. 

매주, 같은 시간에 새들에게 성실한 사랑을 보여준 제니에게 새들은 아름다운 모자로 보답한다.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모습이 아름답다.



최근의 나는 도움이 필요한 상태다. 부정적인 감정들이 안개처럼 나를 감싸니, 시야는 흐려지고 자꾸만 굴을 파고 들어간다. 내가 가진 것, 지금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한 감사와 자족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상태. 자꾸만 감정의 늪으로 빠져 드는 상태. 이런 시기가 찾아오면,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싫어지곤 한다. 혼자서 울거나 맥주를 두 캔 정도 까면서 웃긴 영상을 본다. 한참 정신없이 웃다가도 영상이 끝나면 다시금 부정회로를 탄다. 혼자 이 시기를 보내도록 오래 두는 건 좋지 않다.

 나를 이 곳에서 꺼내주도록 도와줄 누군가를 찾아야한다.


전화기를 들고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는다.

화나면 연락하라며, 직장 상사 욕을 함께 해주는 언니가 있다.

잠깐이나마 일상의 자리에서 분리되고 싶어 제주로 떠났다. 

제발 우리집에 와서 자달라며 환대하는 친구가 있다.

평범한 안부인사의 답으로 잘 못 지낸다는 말에

가을 하늘을 보여준다며 위로해주는 선배님이 있다.

함께 모여 읽고 쓰고 나누는 선생님들이 있다.


새들이 제니의 모자에 꽃을 피우듯

다시 일상의 생기를 꽃피우게끔 도움을 받는다.

받은 도움을 다시 베풀 차례가 오면, 기꺼이 나를 내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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