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붙들고 있으면 희망이 되려나. 아니면 오히려 희망고문이 되려나.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아예 놓는 것보단 나으려나. 아니면 빨리 놓고 옆에 다른 뾰족한 바위를 잡는 게 나으려나. 그러다가 헛짚으면 영영 아래로 떨어지려나. 지금 나는 안전장비도 없이 절벽을 맨손으로 오르고 있는 건가.
꽤나 많이 왔다고 생각하기엔 이제 난 겨우 걸음마 수준. 지금 손을 놓아 땅바닥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크게 다칠 건 같지 않다. 그래도 지금 놓으면 다시 시작할 마음이 당분간은 안 들 것 같다. 인간이란 애초에 게을러서 힘든 일이란 회피하기 마련이니까.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면 싫어진다고 했던가. 글쓰기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매일 혹은 매주 루틴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왠지 일처럼 느껴진다. 인간이 주말을 좋아하는 이유는 루틴에서 벗어나기 때문이 아닌가.
오늘도 글쓰기 싫어서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아본다.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뚜니랑 손 잡고 밖에 나오니 글쓰기에 대한 방지턱 두세 개는 훌쩍 뛰어넘은 기분이다.
일단 또 시작은 했습니다. 잘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