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엑셀 인간 07화

IFERROR

세상의 모든 에러는 꼴도 보기 싫다

by 현진형

IFERROR = 수식이 오류로 평가되는 경우 지정값을 반환, 그렇지 않을 경우 수식 결과를 반환


직장에서 엑셀인간으로 낙인찍히기 되면 처리해야 할 테이블 사이즈가 점점 방대해진다. 사용하는 수식도 복잡해지면서 에러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한 보고서에 사용되는 함수가 다섯개를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수식이 여기저기 꼬이기 시작한다. 모눈종이처럼 작아져가는 셀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눈 앞에 에러값이 별처럼 떠오르면 책상에 머리를 박고 싶어진다. 엑셀 좀 써봤다는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있을 에러값들.


#N/A, #VALUE!, #REF!, #DIV/0!, #NUM!, #NAME?, #NULL!


이 중 하나만 보여도 한숨이 나온다. 오류는 둘째치고 우물정이 난무하는 테이블은 일단 지저분해 보인다. 테이블에 에러값이 하나라도 보이면 지금까지 작성한 모든 작업물이 부정당하는 느낌이다.


이럴 때 가장 쉽고 빠른 해결 방법이 있다. 원인 찾는 것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바로 에러값을 안 보이도록 싹 지우는 것이다. 특히 작업이 막바지에 몰려 시간이 부족하다면 바로 IFERROR가 나설 차례다. 사용법은 어렵지 않다. 최종값이 출력되는 셀의 수식 앞뒤로 IFERROR의 따뜻한 쉴드(괄호)를 앞 뒤로 쳐주면 된다. 가장 흔한 방법으로는 반환값을 ""로 설정해서 깔끔하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도록 한다. 또는 마치 뭔가 있었던 것처럼 대쉬를 넣거나("-"), 직설적으로 잘못된 값("X")이란 걸 알려주는 방법도 있다. 어떤 방법을 쓰든 일단 눈 앞에서 #이 사라지면 미적인 완벽함이 부여된다.


회사에도 IFERROR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 과실은 숨기고 공적만 드러내서 마치 언제나 옳은 일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길 원하는 사람. 그들은 자기 주위의 잘못은 어떻게든 숨기고 타인에게(특히 후배들) 책임을 전가하면서 본인은 세상 깔끔한 척 산다. 하지만 엑셀 좀 다뤄본 사람들은 IFERROR의 비밀을 알듯이, 회사 생활 3년 이상 한 직장인라면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구린 사람들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소문은 본인 빼고 모두가 다 알게 되듯이 회사에서 그들은 공공연히 IFERROR가 아닌 ERROR로 불린다. 쓰고보니 마치 IFERROR가 나쁜 놈인 것처럼 비유를 했는데 IFERROR는 정말 유용한 함수다. 일부 엑셀인간들은 아예 모든 함수의 앞에 IFERROR를 붙이고 시작한다.


가끔은 나도 IFERROR 함수를 써서 인생의 오점들을 모두 가려버리고 싶을때가 있다. 쉽고, 빠르고, 아무도 모르게.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해봤자 무슨 소용인가. 인생에 잘못이 있으면 바로 잡으면 될 일이다. 조금 오래 걸리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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