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에너지를 끌어모아, 원기옥!
SUM = 개별 값, 셀 참조, 범위, 또는 이 세 가지 모두의 혼합 값을 더함
내가 가진 능력은 얼마나 될까. 할 줄 아는 게 많으면 성공에 가까워 질 거라고 생각했다. 쉼 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끊임없는 도전이라고 나 자신을 추켜세우며 새로운 무언가에 탐닉했다. 몸이 안 좋아 쉬게 된 휴직 기간 중에도 미술학원을 등록하고, 피아노를 배우러 다녔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클래식도 들으러 가고, 직장인 밴드도 기웃거렸다. 새 기타를 사고 새 장비를 사고. 새로운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면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배우는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더해지고 쌓여서 한 없이 크고 넓고 높은 인간이 되리라 생각했다.
인생에서 배우는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나 자신은 양수(+)의 더하기만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양수(+)를 얻기 위한 행위에서 파생되는 음수(-)가 있다는 건 고려하지 못했다. 나 자신은 지식으로만 이루어져있지 않다. '나 혼자만 레벨업'에 나오는 것처럼 스탯이 있다. 시험에서 백점 받겠다고 밤을 꼴딱세우면 지력은 올라가겠지만 체력은 내려간다. 새로 배우는 것의 범위가 넓으면 넓을 수록 망각의 범위도 넓어진다. SUBTOTAL처럼 내가 원하는 것만 골라내서 더하고 싶지만 인생은 무조건 SUM이다. 아무리 필터로 숨겨봐도 보이지 않는 값까지 모두 끄집어내어 합친다. 나한테 도움이 되는 것이든 손해가 되는 것이든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다. 결국 양수보다 음수가 많아지면 인생도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다.
휴직이 끝나도록 내가 제대로 회복하지 못 했던 이유는 그게 아닐까 싶다. 눈에 보이는 플러스 요인에만 집착하는 것. 새로운 걸 배우면서 지식과 영적인 충만함을 얻었지만 이미 바닥을 치고 있던 체력은 회복할 시간을 제대로 얻지 못했다. 원하는 수준에 쉽게 도달할 수 없다는 압박감과 제한된 시간으로 인해 중도포기해야 한다는 좌절감은 멘탈을 마이너스로 끌고 갔다. 시작만 있고 끝이 없다는 스스로에 대한 비판도 스물스물 기어올라왔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거였나. 살면서 결정하고 시도하는 모든 행동에는 양수와 음수가 발생한다. 작용 반작용의 원리와 같다. 내가 밀면 누군가는 당긴다.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고 며칠 밤을 새워도 피곤하지 않던 20대 인생에는 플러스만 있었다. 성공이 눈 앞에 잡힐 듯 했다. (나에게 성공이란 부자가 된다는 아주 세속적인 목표였지만) 시간이 지나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피곤함을 느끼는 40대 인생은 그게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인간은 유한한 인생을 살기 때문에 자의와 상관없이 매일 마이너스 페널티를 받는다. 하루 24시간 동안 그걸 어떻게 플러스로 돌려놓는지에 따라서 인생 SUM값이 달라진다.
SUM 함수는 범위 안의 모든 걸 더한다. 기초적이고 쉬운 함수라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 방대한 테이블에서도 쉽게 total값을 구할 수 있게 해준다. SUM을 사용해서 나오는 결과값은 플러스가 될 수도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범위안에서 마이너스가 더 클 경우엔 total값도 당연히 마이너스가 된다. 하지만 난 SUM처럼 생각하지 못 했다. 이제 바꿔야 한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8시간을 채 못자고 일어난 건 마이너스지만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은 플러스다. 조금씩 쌓여가는 이 글들이 인생의 마이너스를 다 덮을 만큼 큰 플러스가 되어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