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침엔 뭘 해야 하나요?
정대건 작가의 소설 급류에는 "술 마실래?"라고 하면 No라고 답하고, "술 마시자!"라고 하면 따라가는 인물이 나온다. 나도 그런 편이다. 누군가를 먼저 만나자고 하진 않지만, 누군가 만나자고 하면 일단 약속은 잡는다. 막상 나갈 때가 되면 꽤나 귀찮아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움직인다. 주도하기보다는 따라가는 편이다. 그래서 누가 곁에 있는지가 중요하다.
아침엔 혼자 먼저 일어나 다들 자고 있는 동안 혼자 준비하고 혼자 출근한다. 때론 밝고 때론 어두운 그 아침동안 내 곁엔 아무도 없다. 그럴 땐 굳이 의욕을 내지 않고 그대로 있는다. 멍 때리기 시합하듯이 그냥 가만히. 의욕을 내지 않는다. 아침을 지나는 것만으로 피곤하니까.
오늘은 간만에 아침 의욕을 내 보았다. 아무도 이끌어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내 다리를 부여잡고 한 발씩 나아갈 수밖에 없다. 온몸이 질질 끌려 상처가 나고 시간이 더딜지라도.
더없이 맑은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한 없이 어두운 밤에 쓴 글 같다. 밝은 내용을 쓰려했는데 아직 어둡다. 해가 비치는 곳은 멀었나 보다. 여긴 아직 그늘이다.
스스로 말해본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