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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자! 페달보드 톤 메이킹! #1

페달보드의 세계로 입문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by 현진형

소리가 마음에 안 들었다. 이거다 싶었다가도 연습하다보면 뭔가 부족했고, 뭔가 어색했다. 늘 그런 기분이었다. 좀 더 나은 톤이 있을텐데. 그걸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냥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를 들고 연습하다보면 클린 톤은 너무 얇고, 드라이브 톤은 너무 두꺼웠다. 솔로할 때는 소리가 묻히거나 너무 벙벙거렸고 가끔 부스트를 걸면 전체 톤이 무너졌다. 이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때라는 걸 깨달았다.


내 페달보드는 나름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쌓아온 것들이었다. 조금씩 추가하고, 위치를 바꾸고, 케이블을 정리하고. 꽤나 오랫동안 나에게 익숙해진 구성, 익숙해진 노브 세팅. 밴드를 오래 쉬면서 집에서 연습만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변화에 무뎌졌다. 인간이란 존재에게 너무도 익숙한 나태함이 찾아왔던거다.


페달보드를 다 뜯어내기로 했다. 그야말로 개고생하면서 온갖 정성을 쏟아부어 만든 보드이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 쓰고 있는 페달보드는 총 12개다.

Boss TU-2 페달 Tuner

Sonicake Volume/Wah : 주로 볼륨으로만 활용. Wah 기능은 생각보다 별로.

LYR Cali76 레플리카 : 이거 물건. 피킹 뉘앙스가 정말 달라진다.

Analogman King Of Tone 레플리카 : 알리발. 왼쪽 채널 항상 On

TS9 DX : 켜는 순간 맛깔난 소리가 나온다.

BB Preamp : 말 그대로 클린 부스트

Gladio 레플리카 : 알리발 Xiao 제작 레플리카. 인생 가장 완벽한 드라이브 페달. 노이즈도 없다.

Suhr Riot : 모던 하이게인을 원해서 샀는데 나랑은 잘 안 맞는가 싶기도 하다.

Joyo Noise Gate

NUX Amp Academy : 이번 톤 세팅의 핵심. 최근에 기타를 다시 잡게 만든 장본인.

Boss CE-5 : 코러스는 있으면 좋은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Nux Atlantic : 리버브/딜레이 듀얼페달인데 아직 사용법이 미숙하다.


12개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처음 페달보드를 꾸며야 된다고 생각했을 때 제대로 해 보자는 생각으로 큰 보드를 질렀고 이제는 그 보드를 꽉 채웠다. 고르고 골라서 채운 보드인 만큼 어느 하나 쉽게 빼기 어렵다. 페달 자체에 문제가 없다면 톤을 잡기 위한 세팅을 새롭게 해야 한다.


페달보드 메이킹의 시작은 시그널 체인이다. 시그널 체인의 기본부터 다시 뜯어보자.

튜너는 항상 첫 번째

컴프레서는 소스를 정리하는 역할

드라이브 계열은 컴프레서 다음

오버드라이브, 부스트, 디스토션 순서로

노이즈 게이트는 신호가 지나친 부분을 잡아야 하니 그 뒤

앰프 시뮬은 거의 마지막

코러스와 같은 모듈레이션

딜레이와 리버브는 마지막


이론대로 정렬해 보면 이렇게 된다.

- 튜너 → 볼륨 → 컴프 → 오버드라이브 → 부스트 → 디스토션 → 노이즈게이트 → 앰프 시뮬 → 코러스 → 딜레이/리버브

여기까지는 책이나 유튜브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순서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순서를 '내 손에 맞게' 조정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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