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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Oct 24. 2019

꾸준함이라는 미덕

[하루에 짧은 글 한 편] 2019년 10월 24일 목요일, 91번째

대단한 사람들

우리는 각계각층에서 성공한 사람을 보며 그들이 어떻게 그런 자리에 올랐는지 따져보고는 합니다. 재능이 있었다거나, 배경이 좋다거나, 돈이 많다거나 등등. 그럴싸한 이유 몇 가지를 떠올린 다음 성과에 대한 판단을 내리죠. 아하, 저들은 애초부터 대단했구나!


언어라는 건 참 미묘해서, 그 이전과 이후의 맥락을 모조리 제거해버리기도 합니다. 어떻게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과정은 생략되고 오로지 결과만 남습니다. 한 단면으로만 보았을 때는 '성공'이거나 '실패'라는 두 가지 큰 줄기만 남습니다.


성공했기에 대단하고, 실패했으니 변변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지금 이 순간에만 유효합니다.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죠. 그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나 쉽게 판단을 내려버립니다. 아, 그저 '대단해서 대단한' 사람들이여!


해당 영상을 본 적은 없지만, 커뮤니티에서 캡처된 이미지를 보고 이야깃거리가 떠올랐습니다. ( 출처 - tvn)


평범한 사람들은?

보통은 평범하게 살아갑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묵묵히 일하죠. 눈에 띄지 않으나 맡은바 소임을 다합니다. 이것도 충분히 위대한 일이나, 우리는 괄목할만한 이들에게 주목할 뿐, 내 주변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에게 눈을 돌리는 일은 잘 없습니다. 그야 티도 나지 않으니까요!


대표적으로 TV 속 연예인, 혹은 Youtube나 인터넷 방송계에서 활약하는 크리에이터, 기업인에게는 필요 이상의 관심을 보입니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주목을 끌고 뭇 사람들의 동경과 질시를 받습니다. 과거라면 굳이 알 필요도 없었을 이야기가 너무나 쉽게 우리의 눈과 귀의 주의를 끕니다.


언론과 미디어를 탓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건 또 다른 자리에서 이야기해봐도 좋겠군요. 여기서는 대단함에 대해 좀 더 진득하게 사유해보고 싶습니다. 과연 눈에 띄어야 대단한 것일까요? '낭중지추'라는 고사성어가 있듯이, '대단하다'면 눈에 띄기는 할 겁니다. 그렇다고 눈에 띄는 게 반드시 대단함은 아니죠.


대단함은 종종 숨겨져 있다.

대단함은 사실 별 게 아닐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대단함'으로 모습을 드러내는지도 모릅니다. 꾸준히 쌓아온 것들이 마침내 거대한 산을 이루듯이. 하루하루 일상에서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들여서 노력한 것이 예상 외의 결과를 불러올 때가 있지요.


1만 시간의 법칙도 그러한 예시 중 하나입니다. 물론 1만 시간이라는 구체적인 시간이 아니라, 어떤 분야든 적절한 방법론과 꾸준한 연습을 거듭하다보면 달인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게 중요하죠. 굳이 '달인'이 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스스로가 흡족할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자기만족은 포기나 체념이 아닙니다. '이정도면 되었다!'도 아닙니다. '아, 나는 좀 더 잘 할 수 있어' 같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해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추구하는 바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이라고 봐야곘죠. 그런 과정에서 비로소 '대단함'이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답은 꾸준함입니다. ( 출처 - tvn)


노오력이 우리를 배신할지라도.

모든 노력에 응분의 결과가 따르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의도했던 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 노력의 성과가 후일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당장 주어진 현실의 아득한 존재감 때문에 그 너머에 무엇이 펼쳐져 있는지 보기 어려우니까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따위의 말은 참 대책없는 긍정론으로 들리긴 합니다만, 문자 그대로 노력 자체가 우리를 배신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의 기대가 어긋났을 뿐이죠.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끈질기게 노력을 이어나가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럴 수만 있다면 반드시 어떤 모습으로든 우리에게 돌아오기는 할 겁니다.


그래서 노력이나 꾸준함은 일종의 극기처럼 여겨집니다. 지금의 괴로움이나 고단함을 이겨내면서 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 결과에 대해 염려하지 않고 단편적인 사실에 일비일희하지 않으며 계속 나아가는 것. 그러한 자세에는 수도승이나 수행하는 이의 태도가 엿보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꾸준히.

너무 대단해질 필요도 없습니다. 지나치게 애쓰지 않아도 좋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가능한 최선을 다해서 하면 족합니다. 자꾸만 남과 비교하게 되고, 나의 위치를 망설이는 것도 당연합니다. 저만 해도 항상 고민이 됩니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나?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죽을 때까지 계속 번민하겠죠. 주어진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자기 안에서 오롯이 충족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관계 속에서 발견할 수도 있겠지요. 어찌 되었든 그러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해야합니다. 오늘 잠시 멈춰있더라도 내일은 다시 한 걸음. 또 한 걸음.


<하루한편>도 그러한 꾸준함의 여정 중 하나입니다. 이 끝에 무엇이 기다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보답을 받지 못하더라도 계속 해보려고 합니다.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 소중한 시간을 내어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모쪼록 좋은 하루가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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