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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Apr 01. 2020

생각을 하지 말고 몸을 움직일 것

[크로스핏의 맛] 5. 운동은 몸으로 하는 것이다.

코로나의 여파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시름하고 있는 요즘, 실내 운동시설을 이용하던 분들께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이닥쳤습니다. 코로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범사회적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운동시설을 포함해 각종 시설에 2주간의 운영 정지를 권고했지요.


제가 다니던 크로스핏 박스도 마찬가지로 운영 정지에 들어갔습니다. 이거야 원, 취지야 십분 이해하지만 대체 어디서 운동을 해야 좋을는지 고민하니 방법이 없어 막막했습니다. 물론 가벼운 맨몸 운동이야 집에서 할 수 있습니다만, 바벨을 비롯해서 격렬한 운동은 할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휴지기를 가지게 되었지요.


그렇다고 정말 운동을 손에서 놓아버리자니 기껏 취미를 붙인 게 허사가 될 것 같았고, 뭐라도 해야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홈트레이닝을 하던 때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막상 하려고 보니, 운동다운 운동을 하기가 참 어렵더군요. 그래도 횟수를 정해서 그것만큼은 끝내자고 결심했습니다.


운동-하기의 문제

시대가 시대인 만큼, 유튜브에서 얼마든지 운동에 관련된 영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헬스나 크로스핏은 물론이요 홈트레이닝만 하더라도 어림 잡아 수백에서 수천 개의 동영상이 올라와있을 겁니다. 그중에 마음에 드는 영상을 따라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요.


운동을 하면 하는 거지, 뭐 이렇게 알아야 할 게 많은지. 실제로 운동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머리가 아파서 지칠 노릇입니다. 제가 크로스핏을 좋아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날마다 어떤 운동을 할지 스스로 고민하지 않아도 알아서 정해주니까요! 이 얼마나 편한가요, 몸만 달랑 가도 됩니다.


무엇을 운동해야 하는지 머리로 고민하는 시점에서부터 이미 운동을 하러 가는 게 싫어지는 문제.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 겪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두뇌는 이미 생각만으로 에너지를 써버린 탓에 실제로 운동을 할 여력을 남겨두지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 나가라고 그렇게 강조하는 거구요.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야 한다

크로스핏의 장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처음 크로스핏을 가면 아주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운동이 어려운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아예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거죠. 운동이 어려워도 일단 운동을 하러가면 내가 알아서(?) 조절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힘드니까, 적당적당히라도 하게 되는거죠.


그럼에도 중요한 사실은 쉬엄쉬엄하든, 일단 운동을 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운동을 해야한다는 생각과 운동도 하지 않으며 운동과 관련해 프로그램을 짜거나 그 어려움에 대해서 고민하다보면 실제로 운동을 하는데 써야할 정신적 에너지마저 고갈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럴 바에야 그냥 생각을 안 하는 편이 낫습니다.


생각을 할 시간에 가볍게라도 스쿼트나 푸쉬업을 하고, 아예 헬스장을 가는거죠. 지금이야 헬스장을 갈 수는 없지만 집에서도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반드시 많이 하거나 제대로 할 필요도 없고 그냥 몸을 움직여서 운동을 하면 그만입니다.


언제나 말은 쉽다

문제는 말은 쉽다는 거죠. 저도 급작스럽게 취직에 성공하며, 직장인이 운동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습니다.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으면 그냥 아무 것도 안 하고 쉬고 싶습니다. 어제만 하더라도 운동을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잠깐 침대에 누워있는다는 게 그만 곯아떨어져버렸거든요.


그래도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운동을 했습니다. 지난 주도 평일 중 3일은 운동을 했으니 그만하면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 야근을 하게 되면 그마저도 힘들어지겠지만 중요한 건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 아닐까하고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실제로 닥쳐봐야 알 것 같습니다만, 그저 직장을 다니면서도 운동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신력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게 인간의 정신력도 한정된 자원에 불과하고 아주 쉽게 고갈되며 또 충전이 필요한 법이니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관건 아니겠습니까.


끝으로

불과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크로스핏이 그리워지고 있습니다. 하고 있을 때는 그렇게 힘들더니 막상 운동을 못하고 있으니 왜이리도 그리운지. 어떻게 홈트레이닝으로 달래보려고 하고 있지만 그걸로는 '운동을 했다'는 감각을 충족하기가 어렵습니다.


운동을 하기 위해서라도, 한시바삐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어야 할텐데 어떻게 될는지. 심각한 와중에 너무 속편한 소리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운동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고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 조금이라도 더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를 바래봅니다.


여러분도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운동을 하시던 분들이라면 부디 운동에 대한 의욕과 쌓아온 습관을 잃지 마시기를. 우리는 이 사태도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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