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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Mar 18. 2022

실패를 받아들이기

2022년 3월 14일 월요일(615일째, D+899)

1.

요즘 피곤해서 그런가, 운동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곯아떨어지기를 반복하다 보니 글을 통 쓰지 못했다. 그날의 운동을 그날 써야 의미가 있는 기록이 될 테지만, 지나가버린 것은 어쩔 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쓴다.



2.

Crossfit Open 22.3


For time : 204

21 Pull up

42 Double Under

21 Thruster 95lbs

18 C2B

36 Double Under

18 Thruster 115lbs

15 Bar Muslce up

30 Double Under

15 Thruster 135lbs








3월 14일, 지난 월요일은 2022 크로스핏 오픈 22.3의 마지막 측정일이자, 마감일이었다. 물론 실제 마감일은 태평양 시간 기준이니 실질적으로는 3월 15일 오전 10시까지로 봐야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월요일이 갱신이 가능한 마지막 기회였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번에는 완주를 하고 싶었고 평소에 쓰지도 않던 장비까지 빌려 가며 측정에 임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실패였다.


오히려 첫 번째와 두 번째보다 못한 기록인 204로 마무리했는데, 끝나고 나서는 엄청나게 분하다기보다 그냥 받아들이게 되더라. 턱걸이를 끝내고 바벨 앞에 서서 쓰러스터에 들어가는 순간, 바벨을 들어 올리는 내 몸이 평소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대번에 기록을 경신하는 게 어려울 거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쓰러스터 개수를 예상보다 훨씬 쪼개서 갈 수밖에 없었고 그 탓에 115lbs 쓰러스터를 마친 시간이 두 번째보다 늦어졌다. 큰 차이는 아닐 수 있었겠지만, 거기서 마음이 꺾여버린 듯했다. 바 머슬업 구간에서 시간을 줄였다면 모를까, 막상 장비를 쓴 것치고도 너무 오래 걸렸다. 거진 4분은 머슬업만 한 것 같다. 결국 135lbs 쓰러스터를 3개까지 들고 그대로 종료. 나의 2022 크로스핏 오픈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3.

주말 중에 이번 크로스핏 오픈에 관해 정리하는 글을 하나 쓰려고 해서, 이번 글에서는 월요일 그 순간의 생각만을 정리하려고 한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잘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것이 지금의 내 실력이라고 생각하니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정신력이 강하다고 한들, 평소에 단련해두지 않는다면 정신력이고 뭐고 발휘할 재간이 없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서 평소에 준비해야 한다는 것. 너무 아쉬워하거나 슬퍼하는 것도 과장된 태도로 부족함을 숨기려 드는 것일 뿐이다. 당당하게 주어진 결과와 마주하고, 굴욕감이든 안타까움이든 감내하면서 다음을 노릴 수밖에. 운동을 오늘 하루만 하고 그만 둘 것도 아니고 기회는 또 있을 테니까.


4.

오늘의 소감.

1. 아쉬움은 오늘까지.

2. 평소에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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