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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Mar 14. 2022

자존심의 문제

2022년 3월 12일 토요일(614일째, D+898)

1.

크로스핏 게임즈 22.3 와드를 다시 한 번 도전했다. 22.2처럼 허리에 무리가 가는 와드는 아니라서 재측정에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과연 완주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역시나 걱정은 현실이 되고 마는데...


2.

토요일 와드는 금요일과 동일한 22.3이었다. 그래도 기록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Crossfit Games 22.3


For time : 210(노렙 제외 206)


21 Pull up

42 Double Under

21 Thruster 95lbs

18 C2B

36 Double Under

18 Thruster 115lbs

15 Bar Muscle up

30 Double Under

15 Thruster 135lbs













기껏 12분 동안 고생해서 수행했으나 지난 번과 총 개수는 똑같고 노렙을 하나 덜해서 206. 역시나 바 머슬업이 문제였다. 내가 철봉을 할 때 별도의 장비를 쓰지 않는데 이제는 정말 장비를 써야하나 진지하게 고민이 되었다. 나름대로 장비를 쓰지 않는 것을 일종의 자존심으로 삼아왔는데 기록이 나오질 않으니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은 것이다.


결국 그립을 사고 말았는데 정작 배송은 수요일에 온다고 해서 22.3을 측정할 땐 쓸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자존심을 굽힌 셈이라 기분이 미묘하기 그지 없었다. 이게 뭐라고 자존심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가. 기록에 혈안이 되어서 내가 기조로 삼아왔던 태도를 너무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보게 되었다.


내가 운동을 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되지 않을까? 크로스핏을 하는 만큼 기록도 중요하지만, 기록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그래도 장비를 쓰는 게 불법도 아니고 쓸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도 문제는 아니지. 간단하다면 간단한 문제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일이다.


3.

오늘의 결론

1. 자존심을 부릴 때 부리자.

2. 운동의 목적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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