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9일 토요일(620일째, D+904)
1.
작년 11월, 박스가 현재 위치로 이사 오기 전에 재단장을 위해 문을 닫았을 때 드랍인을 다니며 친분을 익힌 분들이 있다. 모처럼 그 분들이 시간을 내어 드랍인을 오시겠다고 하여, 새롭게 코치로 일하게 된 S 코치님에게 특별한 와드를 부탁드렸다. 이게 하필이면 내 무덤을 파는 일이 될 줄이야. 모처럼 함께 운동을 할 수 있어서 매우 즐겁기도 했지만 동시에 힘든 것으로 기억에 남는 일이라. 이번 글에서는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2.
토요일 운동은 다음과 같았다.
4R for time of :
5 Ring Muscle up
8 Burpee Box jump 24"
5 Squat Snatch 165lbs
directly into
18 C2B
6 Wall walk
12 Squat Clean 135lbs
15 C2B
5 Wall walk
10 Squat Clean 155lbs
12 C2B
4 Wall walk
8 Squat Clean 185lbs
9 C2B
3 Wall walk
6 Squat Clean 225lbs
개수도 많고 무게도 만만치 않은 고난이도 동작들로만 이루어진 와드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나 스내치가 165lbs라니. 완주를 할 수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내 1rm(딱 한 번 들 수 있는 최대무게)가 180lbs 라는 걸 감안하면 다 못들고 끝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작도 전부터 겁을 집어먹으면 될 것도 안 되는 법. 하나하나 바벨을 들기에 앞서 심기일전하고 동작을 수행했다.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음에도, 어떻게 스쿼트 스내치 165lbs 20개를 모두 드는 데에 성공했다. 이런 순간들을 겪을 때마다 내 스스로 이 운동을 통해서 조금은 성장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포기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되기는 하는 법이다. 물론 아예 택도 없는 무게라면 시도조차 못하겠지만 할 수 있는 걸 지레 포기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스내치 이후로 곧장 이어진 와드도 마찬가지. 225lbs는 실수도 많았고, 마지막 6개를 하기 위해서 거의 10분에 가까운 시간을 쓴 것 같은데 그렇게 숱한 실패 속에서도 주변의 응원을 받으며 어떻게든 끝낼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되는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고 할까.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3.
오늘의 결론
1. 포기는 배추 셀 때만 쓰자.
2. 어떻게든 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