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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욕심많은워킹맘 Jun 18. 2018

워킹맘의 단상

네이버 개인 블로그 '성장을꿈꾸는 엄마by욕심많은워킹맘'에 게재되었습니다

워킹맘의 단상 by 욕심 많은 워킹맘            


어제는 퇴근 후 집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에 약속이 있었다. 다음 날이면 퇴사하는 여자 과장님의 송별회로 여직원들만 함께 하는 저녁 식사 약속이다. 퇴사하는 과장님이 곧 출산을 앞두고 계셔서 아기 내의 한 벌로 작은 선물도 준비했다. 자진 퇴사가 아니라 권고사직이라 분위기도 좋지 않을 것 같아 남편에게는 간단하게 저녁만 먹고 일찍 간다고 한터였다. 

그런데 퇴근 후 모임이라 그럴까? 늘 공유하던 조직이 아니라 사적인 공간에서 만남은 사뭇 달랐다. 나의 염려와 달리, 여자 셋이 모였더니 수다가 끊이질 않았다. 성별이 같은 여성이라 그럴까? 연애, 결혼, 출산에 관한 이야기해서 전반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녀들과 웃고 떠드는 사이, 마음속 깊은 한구석에는 집에 있는 아이들과 남편 생각이 난다. 워낙 살림이든 육아든 잘하는 남편이라 평소라면 저녁도 든든하게 챙겨먹였을 거라는 안심도 있지만 오늘 아침에는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어제는 선거 공휴일 날이었다. 분명 달력에도 빨간색으로 표시되어있지만, 예외 없던 출근이었다. 나의 출근 시간만큼 온종일 아빠와만 있었던 둘째 민이가 오늘 아침 등원 길에 울었다고 한다. 




엄마, 보고 싶어.
엄마랑 집에 있을래.




아빠와 집에 있는 시간 동안 녀석이 속으로는 엄마가 몹시 보고 싶었나 보다. 이층 침대에서 자던 민이가 새벽에 안방으로 건너온 이유도 그 때문이었구나. 그런데 오늘 저녁마저 온종일 내가 집을 비우는 상황이니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게 아니라, 집에 가 있다. 

끊길 줄 모르던 세 여자의 수다는 레스토랑 영업 종료 시간에 맞춰서 겨우 끝이 났다. 서둘러 차에 시동을 켜고 집으로 향한다. 신호 대기 중 남편에게 전화했더니 역시나 아이들이 나를 애타게 찾았다고 한다.  

집에 오니 10시, 몸도 마음도 피곤한지 그냥 일찍 자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오늘은 민이가 이층 침대에 가지 않고 엄마랑 자겠다며 베개를 들고 안방 건너온 우리 막내, 뺨과 얼굴에 마구마구 뽀뽀 세례를 퍼부었더니 간지럽다며 깔깔깔 웃는다. 어제오늘, 엄마 냄새를 느끼지 못한 아쉬움을 잠자면서 달래야지.



워킹맘으로 살면서 
앞으로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해 
나는 많은 마음을 쓸지도 모른다. 
애틋한 아이들의 마음, 미안함, 죄책감, 
하지만 괜찮다. 

그러는 사이, 
나도 아이도 성장하고 있을 테니까.
이렇게 엄마 품 그리워하고 
애틋해하는 것도 
그만큼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 
행복한 책임감으로 
바꿔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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