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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Feb 28. 2019

연애 상담자

쿠니.

한동안 연애 침체기로 우울하던 나.

우연한 기회에 잘생기고 목소리가 매력적인 연애 상담자 쿠니를 만나 상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의 상담은 도발적이었지만 잔잔한 위로가 되기도 했어요.

혹시 그때의 나처럼 연애 침체기를 겪는 분이 계시다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상담 내용을 약간 편집해서 공유드립니다.


1. 헤어진 남자 친구가 뜬금없이 새벽에 카톡으로 뭐해?라고 연락 왔어요. 어쩌죠?

쿠니의 대답) 당연히 자고 있을 새벽에 뭐하는지가 왜 궁금할까요? 하필 새벽일까요?

저는 남자분이 고추 심심하구나에 한표 던집니다.

남자는 애 아니면 개라고 하잖아요.

애면 뻘짓거리하다 왔구나 몇 대 패고 받아줄 수도 있지만,

개면 개짓거리하다 왔으니 받아주지 마세요.

잘 생각해 보세요.

그 남자와 연애하는 동안 "애"였는지 "개"였는지.

그 남자와 헤어질 때 "애"였는지 "개" 였는지. 


2. 개짓거리가 뭔가요?

쿠니의 대답) 있어요. 본능에 충실한 짓이요.

생각해 봐요.

헤어진 남자 친구가 나한테 연락 없던 그 시간, 혼자였을 거란 보장 있나요?

다른 여자와 함께했던 새벽에도, 내 생각을 했을까요?


3. 거리를 지나다 보면 오징어 같이 생긴 사람들도 연애를 해요. 비결이 뭘까요?

쿠니의 대답) 콩깍지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 그래요.

내 눈에 이쁘면 되는 거예요.

김태희씨가 예쁘지만 모두 김태희씨와 사귀는 건 아니잖아요.

김태희씨가 사겨주지도 않지만 누군가는 자기 타입이 아닐 수도 있죠.

그녀는 그녀의 남편 "정지훈"씨 타입이에요.

오징어 같이 생긴 사람들 눈에도 연인이 김태희씨보다 더 예쁠 수도 있죠.

외모가 아닌 상대를 빛나게 하는 다른 무언가가 있으니까요.

콩깍지는 언제 누구에게 왜 씌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4. 남자 친구랑 싸웠어요. 남자 친구가 저한테 외계어를 한대요.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겠대요.

쿠니의 대답) 이 문제는 조물주를 소환해야 합니다.

태초의 인간을 만들 때, 같은 존재인 남자와 남자 또는 여자와 여자를 만들지 않고,

다른 존재인 남자와 여자를 만든 조물주요.

인간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곤 남자와 여잔 다른 부분이 아주 많아요.

신체 부위 그러니까 주요 생식기, 기초대사량, 임신의 가능 여부도 다르죠.

태어날 때부터 달랐어요.

타고난 신체부터 다른데 가치관은 얼마나 다르겠어요.

중요한 것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에요.

남자와 여자는 다른 것이지 누구 하나가 틀린 게 아니라고요.

여기서부터 대화를 시작하세요.

남자 친구 분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를 하셔야 해요.

그래 우린 달라 그러니까 너도 맞고 나도 맞아. 나는 이렇게 생각해. 넌 그렇게 생각했구나.

이렇게요.

저도 사실 이론으론 말 참 잘합니다.

하지만 막상 저 역시도 여자 친구와 많이 싸워요.

싸우는 과정 또한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고 사랑하는 과정이죠.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제가 아는 분 중, 평소에 아주 우아하고 품위 있고 단아한 분이 있어요.

그녀는 절대 비속어, 저속한 표현을 쓰지 않았죠.

그런데 어느 날 그녀가 화장실 앞에서 남편과 통화하는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됐어요.

우아하고 품위 있는 그녀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X대가리 함부로 놀리지 마라"

자, 연애는 그런 겁니다.

머리와 마음이 따로 노는 것이요.

그래서 연애가 어렵죠.

하지만 연애는 신이 준 보너스예요.

마음껏 행복하게 연애하세요.


매력적인  상담자 쿠니 덕분에 우울한 침체기 버틸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마음껏 행복하게 연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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