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샤갈(Marc Chagall)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은 오랜 삶을 통해 경험한 수많은 얼굴들과 대중에게 생의 기쁨과 사랑, 그리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노력한 화가이다. 특히 삶의 기쁨을 노래하는 많은 소재를 등장시켰는데, 꽃과 동물, 고향 마을의 풍속, 신부, 연인 등 일상의 소재들이다.
샤갈은 다윗 왕을 주제로 평생에 걸쳐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여기 소개된 다윗 왕은 1962년 노년의 샤갈이 성화를 많이 그리던 시기에 그려진 그림이다. <다윗 왕>을 샤갈이 주제로 택한 동기는 다윗 왕이 예능에 탁월하고 다양한 재능 이 있어 음악과 수금을 다루었으며, 시적 감정표현이 능숙할 뿐만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배하고 생의 기쁨과 사랑, 그리고 평화의 메시지가 그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과 일치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화면을 살피면 화면 중심을 이루는 다윗 왕은 황금 왕관을 쓰고, 붉은 옷을 입고, 기쁜 표정으로 수금을 연주하고 있다. 그의 주위의 여러 모습, 즉 촛대에 불을 밝힌 여인과 신부의 희고 긴 드레스, 꽃다발에 파묻힌 여인, 수탉과 소고를 연주하는 청년, 그의 옆에 말과 모자의 모습이 멀리 보인다. 따라서 아래쪽에 예루살렘 성 위에 태양이 솟아오르고, 그 옆에 가슴에 손을 대고 다윗왕의 수금 연주에 깊게 감동하는 선지자 (또는 작가 자신) 등 시공을 초월하여 다윗 왕의 연주에 동참하여 기쁨과 사랑을 즐기고 있다. 특히 샤갈은 색채의 마술사로서 흰색, 노랑, 빨강, 짙은 청록과의 서로 대비 또는 조화를 이루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한몫을 이루고 있다.
다윗 왕은 이스라엘 유다 지파 이세의 여덟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났으며, 통일 이 스라엘 왕국의 제2대 왕으로서 40년간 통치하였다. 다윗 왕은 음악과 시에 탁월한 재능이 있어서 자신이 직접 많은 노래를 작사 작곡하였으며, 많은 시도 남겼다. 그의 노래와 시 일부는 성경에 포함된 책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이라고 알려진 시편을 기록하였다. 그는 이스라엘 왕국에서 여호와에 대한 숭배를 위해 백성들을 연합시키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쳐 종교적으로, 문화적으로 전성기를 누렸었다. 또한 이스라엘 왕국에서 숭배 중심지가 된 예루살렘의 거대한 성전 건축을 위한 터 전을 닦았으며, 특히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다윗 왕가의 자손으로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