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안전하게 항해하려면 여러분의 기관을 잘 통제해서 ‘어제와 내일을 차단하는 오늘의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 데일 카네기
통제에 약하다. 약하다기보다는 견뎌내질 못하는 편. 왜 통제하고 통제되어야 하는지 이해를 거부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통제라는 단어가 떠오르면 대게 관계를 내려놓는 편이다. 즉흥적인 성격, 계획대로 따르지 않으려는 슈퍼P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난다. 통제하려 하거나, 계획에 따를 것을 강요하면 계획을 부수려는 나쁜 마음이 고개를 든다. 전형적인 청개구리 스타일이다.
통제가 없기에 자유로운 반면 안전성은 떨어진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할지 예측이 되지 않는 때도 종종 있다. 하여 안정적인 것을 원하는 이들이 내 모습을 파악하면 나에게서 멀어진다. 또 가는 사람은 붙잡지 않는 성격. 주변에 사람이 많이 없는 이유가 이것 때문일까.
며칠 전 스마트워치 가민이 작동을 멈추었다. 러닝을 제대로 하기 시작하면서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적응한지 겨우 3주 차. 이제 막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기록하지 못하니까, 그 연속성을 이어나가지 못하니까 불안해진다. 고치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을 알기에 새 제품을 구매하고픈 욕구가 솟는다. 기록이 끊어진 지금을 불안정화된 순간으로 인식하면서 빨리 이 어긋난 상태를 원상태로 돌리기 위해 마음속으로 안간힘을 쓴다.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많지 않고, 수리를 맡기고 다시 제품을 받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일을 가지고 굳이 호들갑을 떨면서 방법을 찾는다. 그 시간 자체를 기다리지 못하고 용납하기 싫은 것이다.
보다시피 내가 정해놓은 규칙에는 또 엄격한 편. 일련의 구성을 마치고 나면 순서가 어긋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일정의 방식을 정했다면 그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이어나가려 한다. 오차도 크게 용납하지 않는다. 통제받기는 싫어하나, 스스로 규칙과 통제로 삶을 구성하고 있는 게 아닌가 반문한다.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않으면 쉽게 흥미를 잃었던 것 같기도 한데, 타인에게도 내 방식을 은연중에 강요하진 않았을까 뒤돌아보게 된다. 쓰다 보니 이상하다, 보통 성격은 아닌 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