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그와 동시에 내 손으로 하나하나 쌓아 올린 세계는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하여 나의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진리 또한 배웠잖아.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 노지양 x 홍한별
요즘엔 일부러라도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을 늘리려고 한다. 하루를 계획하는 투두리스트를 열어보면 반 이상이 앉아서 쓰고, 읽고, 정리하고, 그것들을 옮기고 분류하는 과정들이기 때문이다. 가진 재산이라고는 시간밖에 없기에 가용할 수 있는 시간에 얼마만큼의 성취를 얻을 수 있느냐 하는 척도는 하루의 만족감을 대변해 주기도 한다. 큰 성취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작은 성취라도 천천히 쌓아 올려 보는 것. 성취가 무너져도 괜찮다. 실패하더라도, 당장 끝내지 못하더라도 시도해 본다는 행위에 더 큰 의의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뜨는 시간이면 해야 할 목록을 부단히 점검한다. 영감받은 문장으로 이렇게 다른 글을 써보기도 하고, 하루 한 시간은 주제 없이 빈 종이에 무작정 써보는 챈들러타임을 가진다. 미국 작가 챈들러는 항상 책상 앞에 종이와 펜을 놔둔 채 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 시간에 써도 되고, 쓰지 못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오롯이 그 시간, 쓰는 것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챈들러타임의 핵심.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길어와야 하기에 매번 할 때마다 고역이다. 글쓰기는 엉덩이로 하는 육체노동이라는 말을 쓸 때마다 생각한다. 소설을 꺼내 다듬고, 구성하고 외연을 확장시킨다. 의도하는 바를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맨땅에 머리를 수없이 부딪힌다. 습관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몸소 체험하고, 체득한다. 헌데, 이렇게 어설프게라도, 고통스럽게라도 억지로라도 쌓아 올려야 내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부단한 노력이 나를 살게 하는 버팀목이 된다는 작가의 말을 자주 읽고, 새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