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결국 쓴다는 것은 자신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단어 속에서 각자 자신만의 고유한 슬픔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자기가 가진 지극히 단순한 낱말 속에다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또 다른 소리와 의미를 다시 새롭게 겹쳐 새겨 넣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벽과 음악』, 이제니
글을 쓰다 보면 생각에 따라 연상되는 말들이 있고 어떤 줄기를 찾아가다 그 뿌리에 닿게 되어 단어를 찾게 되는 순간이 있다. 아는 단어가 많지 않음에도 연상해 쓰는 경우가 아홉이라면, 쓰고 나서도 고개를 갸우뚱하며 사전을 찾게 만드는 경우는 하나다. 써 본 적 없는 단어가 갑자기 툭 튀어나오면 생소하면서도 반갑다. 마치 길에서 동전을 주은 것 같이 기대하지 않은 기쁨이 생긴다. 그것을 가지고 문장을 엮어 나가게 되니 신기하다.
알고 있는 단어의 경우 그 쓰임은 대체로 좁다. 관용어구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단어와 단어가 합쳐져 새로운 의미를 형성할 때 그 또한 진부한 구석이 없지 않다. 놓인 길을 걸어가는 듯한, 단어의 힘을 온전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알고 있는 것을 가지고 붙이거나 뜯는 시도와 함께 변용이 필요한 건 아닐까. 단어와 단어가 만나 전에 없던 새로운 해석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 나의 것으로 만들어 다시 표현할 수 있는 재해석의 과정이 동반되어야 한다. 표현의 범위를 넓히고, 생각의 세계를 넓혀야 하는데 책상에 앉아서만은 쉽지 않음을 느낀다. 책과 글의 세계에 빠지는 것도 좋지만 외연을 확장하고 싶다면 몸을 움직여서 알아내야 하지 않을까 자문한다. 더 넓어지고 확장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