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를 더 부르는걸요...
오해하지 말고 들어주세요.
오해를 더 부르는걸요...
이 팀장과 같은 직급이라고 한다. 관리하고 있는 팀의 규모와 일의 중요성도 비슷하다. 다만, 그 동료는 입사한 지 2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적응 중’이라고 했다. 시스템에 대한 이해, 대내외 부서와 담당자들과의 소통, 업무 일정 조율 등 삐걱거리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이 둘을 관리하고 있는 이 팀장의 상사도, 조직 개편을 통해 최소한의 업무 과실을 막아보려 시도했다고 했다. 하지만 개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 사람의 부족함 때문에 관련된 부서 전체를 셔플링하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매니지먼트의 불평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상사는 개선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었고, 결국 이 팀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조직 개편을 시도하다가 중단한 이유, 그리고 지금 다시 무엇을 해야 할지 논의하는 일정이 잡혔다고 했다.
이 팀장은 상냥하고 논리적이다. 본인 팀의 일이 아니더라도 함께 무게를 감당해야 할 때는 기꺼이 협업한다. 일을 ‘되게’ 하려는 태도가 강점인 그에게 상사는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다.
“코치님, 어떤 의견을 드려야 할까요?”
꽤나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어떤 의견이 있으세요? 의견은 이미 있으신데,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가 고민이신가요?”
이미 본인의 생각은 정리가 되어 있었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할지 적극적으로 나설지를 고민하는 흐름이었다.
“네. 제가 원하는 바가 있어요. 그런데 상사가 오해하지 않기를 바라서요.”
(아, 그놈의 ‘오해하지 말고 들어…’ ㅠㅠ)
“뭐라고 말씀드리려 하셨는지, 상사가 앞에 앉아 있다고 가정하고 얘기해 보세요.”
“아, 네네. ‘보스님, 의견을 물어보셨으니 오해하지 말고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람 때문에 업무 처리가 안 돼요. 소통도 원활하지 않고요. 미리 알려달라고 해도 항상 임박해서야 노티를 합니다. 그리고 그가 만든 자료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려요. 팀원들의 불만도 계속 늘어나고요. 제가 커버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서요. 제가 그분을 관리한다고 해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고, 잘 관리할 자신도 없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려 했어요. 그러면 알아들으시지 않을까요?”
“팀장님 말씀을 들으니 상황이 녹록지 않네요. 흠… 생각을 정리해서 미팅에 들어가셔야 하니,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릴게요. 지금 팀장님이 언급하신 내용은 상사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죠?”
“네.”
“그렇죠. 그래서요, 지금은 알고 있는 내용을 ‘반복’ 한 것뿐이에요. 다시요. 포인트를 이렇게 잡아보세요.
1. 팀장님이 느끼는 감정을 한 줄로 표현하기,
2. 동료를 직접 언급하지 말고, 그가 해야 했던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기,
3. 이렇게 결정된다면 어떤 ‘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지 제시하기.
4. 상사가 결정을 내림에 있어 어떠한 점들이 우려되고 어려움이 있는지 물어보기.
이 순서로 다시 말씀해 보세요.”
같은 내용이라도, 듣는 사람의 방어기제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는 걸 이 팀장도 잘 알고 있다.
“아, 네. 일인칭으로, 내 관점의 느낌과 팩트만, 대상자를 지목하지 말고 ‘그것’으로 표현하라고 하셨죠. 그래야 ‘탓’이 아니라 ‘성찰’로 이어진다고요… 아, 어렵네요.”
외국어를 처음 배우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연습하면 된다. 소통이 선순환되는 경험을 한 번만 해보면, 그렇게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된다.
이 팀장은 잠시 노트에 끄적이더니 문장을 조정했다.
“팀장님, 상사와 이 미팅을 하는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계시죠?”
“네. 그의 고민을 덜어드리고, 업무의 선순환을 만드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 모두가 힘들겠지만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맞아요. 그러니 진심을 담아, 팀장님의 관점으로 말씀하세요. 그래야 모두가 조금은 덜 아프고, 덜 슬플 거예요.”
*** 서로 맞지 않아 삐걱거리는 일은 모든 조직에서 시시각각 일어난다.
조직의 규모나 나라를 막론하고, 이것은 우리의 일이다.
*** 무리 지어 다니며 뒷얘기 하지 말자.
*** 모두에게 성장통이기에 아프다.
사람도, 회사도 그렇다.
그러니 쾌차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간을 흘려보내자.
조금은 더 친절한 마음으로.
‘낀 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학교 교육을 마치면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돈벌이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돈벌이의 중심, 바로 ‘회사’라는 조직 속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낀 자’는 회사라는 조직 안의 모든 구성원을 말합니다. 우리는 늘 조직의 구조 안에 끼어 있고,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문제와 문제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끼어 있는 건 알겠는데 어렵고 힘도 들지요.
그 안에서 웃고, 울고, 또 울고…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틀림없이 나아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조금 편히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낀 자’에게 그 작은 조각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 응원이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한 편 한 편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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