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열심'

당신을 넘어트릴 수도...

by 오 코치
‘열심’
당신을 넘어트릴 수도…


잘하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더 잘해야지!’라는 말을 들으면
‘아, 더 열심히 해야지. 더 최선을 다할 거야!’라는 생각이 들까 싶다.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누가 발을 걸어 넘어뜨린 상황이랄까…


“그런 피드백을 들으셨군요. 그때 본인의 감정이 어땠어요?”

그는 한숨을 내뱉는다.


“그냥 별로였어요.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기분이 왜 나쁜 걸까요?”
라며 본인도 잘 모르겠던 그 감정을 한참 들여다본다.


“제가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생각해 보시겠어요?
잘해오고 있는데 알아주지 않으니 ‘섭섭함’ 일 수 있고요.
정말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니며 팀원들과 고생해서 만든 결과물인데, 뭘 더 하라는 거야—에서 오는 화남, 분노’ 일 수도 있어요.
‘당신은? 다른 팀은 우리만큼 했나?’라는 마음에서 오는 ‘억울함이나 불공평함’ 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하면 뭐 하나, 이런 소리나 듣는데…’ 같은 ‘공허함, 허탈감’ 일 수도 있어요.
혹시 이 감정들과 비슷한가요?”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다.


“네, 다 제가 그때 느낀 기분이 맞아요. 회사는 회사일뿐, 열심히 하면 뭐 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돈벌이를 하는 수많은 직장인들이 하는 말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경우, 태어나서 학교 가기 전까지는 ‘크느라’ 바쁘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하느라 바쁘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 준비와 취업을 하느라 바쁘다.
취업을 해도 승진과 경쟁하느라 바쁘다.
결혼, 육아는 차치하더라도 바쁘다.


어찌 보면 식상한 이야기지만, 모든 노동자들이 반복하는 이 ‘바쁨’은 어떻게든 좀 멈추게 하고 싶은 강력한 트리거를 건드린다.


나는 코치로서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라도, 잠시라도 멈추게 하고 싶다.


삼십여 년 직장생활 동안 겪어온 나의 ‘바쁨’도 만만치 않았다.
그 바쁨으로 인해 큰 부침을 여러 번 겪어본 사람으로서, 이제야 조금은 안다.


하루에 단 십 분이라도,
중간중간 단 오 분이라도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오늘 기분 어때?’
‘그 감정의 이름은 뭐야?’
‘무엇 때문에 그런 감정이 올라왔어?’
‘일 년, 오 년, 십 년 뒤의 나를 위해—오늘 꼭 필요한 걸 했어? 괜한 건 뭐였어?’


오늘을 살펴주고,
목적지로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챙기고,
불필요한 것은 떨궈내는 습관.

하루에 단 십 분이라도.
해야 한다.


오늘 나는, 남을 한심하게 생각하는 데 시간을 좀 썼다.
참 쓸데없다.
내일부터는 안 한다. 아니, 적어도 ‘인지하는 순간’ 멈추려고 한다.


오늘 나는, 게으름을 허락했다.
조금 더 해야 한다.


여러분. 하루 오 분.
잠시만 그 ‘바쁨’을 멈추고,
자신을 살펴주세요.


꼭이요.



열심뜨.jpg ©Williams Oscar A.Z. All rights reserved.







사람과 문제 사이, “낀 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 속에서

“생각 리터치”로 조금 다른 각도로 사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울고 웃으며 달려왔습니다.


지금은 프로 코치로서, 생각의 결을 다듬고 있습니다.

글과 그림으로 더 많은 “낀 자”에게 닿기를 소원합니다.


생각이 잠시 머무는 곳,

오코치 드림


#생각의_잔상 #오늘의_사유 #감정의_기술 #직장인_리셋 #공감_에세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말보다 늦게 도착하는 마음의 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