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ly Jun 10. 2024

나도 못하는걸 남에게 바라는 건 모순이다

8년 동안 아무리 애써도 남편을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어렵다.

아이들 생각해서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지내라는 조언에도 마음이 불편해서 잘 안된다. 그런 내게 왜 그렇게 하지 못하냐고 묻는데 나는 그냥 그런 사람이다.


남편과 정말 잘 지내고 싶었다.

서로 사랑하며 문제가 생기면 머리 맞대고 의논도 하고 사람대 사람으로 앉아서 대화라는걸 해보고 싶었다.


어두운 동굴 속에 갇혀 온종일 방문 닫고 나와 아이들을 거들떠도 안보는 그런 아빠가 아 내가 싫고 못마땅해도 아이들 위해 제발 힘내서 일어나주고 밖에 나가서 공놀이도 해주고 밝은 곳에 데려가 예쁜 말을 들려주는 아빠이길 바랐다.


내가 잘 못하는 부분을 아빠가 채워줬으면, 그랬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나도 못하는걸 남편에게 너무 바랬던 것 같다.

남편은 동굴 속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나는 늘 고통스러웠다.


작가의 이전글 지금 내가 슬픈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