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동안 아무리 애써도 남편을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어렵다.
아이들 생각해서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지내라는 조언에도 마음이 불편해서 잘 안된다. 그런 내게 왜 그렇게 하지 못하냐고 묻는데 나는 그냥 그런 사람이다.
남편과 정말 잘 지내고 싶었다.
서로 사랑하며 문제가 생기면 머리 맞대고 의논도 하고 사람대 사람으로 앉아서 대화라는걸 해보고 싶었다.
어두운 동굴 속에 갇혀 온종일 방문 닫고 나와 아이들을 거들떠도 안보는 그런 아빠가 아니라 내가 싫고 못마땅해도 아이들 위해 제발 힘내서 일어나주고 밖에 나가서 공놀이도 해주고 밝은 곳에 데려가 예쁜 말을 들려주는 아빠이길 바랐다.
내가 잘 못하는 부분을 아빠가 채워줬으면, 그랬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나도 못하는걸 남편에게 너무 바랬던 것 같다.
남편은 동굴 속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나는 늘 고통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