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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의 낭만과 사업가 사이_노동법을 지키는 회사

HR Insight 2018.04

사업을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직장인이지만 내 사업을 꿈꿔보기도 한다. 이데에컨설팅 켈리 대표는 20여년 HR 경험 후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본주의적 경영을 꿈꾸며 회사를 창립했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총 12회에 걸쳐 멘토링을 통해 그 과정을 극복해 간 켈리 대표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자신의 고민을 편지에 담아 보낸 켈리에게 멘토 빈센트가 주는 답변과 영감을 주는 문구를 통해 우리 또한 일과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2회차 글에서는 노동법을 지키며 최고 성과를 내는 회사로 가는 길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빈센트님께,



제법  봄기운이 돌면서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옷차림이 가벼워져서인지 아니면 팀원을 처음 채용하려고 해서인지 마음이 요즘 설렙니다.
예전에 인사직무를 수행하면서 제일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노동법을 지킬 수 있을까'였습니다. 당시 제가 다니던 회사의 산업은 계속 성장했고 직원들을 신규 고용하면서 성장의 페달을 밟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30대 중반의 패기 어린 직장인이면서 동시에 아이를 출산하고 어린 남매를 키우는 워킹맘이었습니다. 일이 많다 보니 열시까지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모두가 그런 상황이었기에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큰 문제의식을 못 느끼고 당연하게 생각을 했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 직원이 과로로 몸에 이상이 생겼다며 본사 핫라인에 제보를 한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본사는 많은 부분에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바로 본사의 인사 본부장으로부터 사장님 및 인사 임원과 전화 회의를 하자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그 회의에서 본사의 인사 부사장이 권고한 즉각적인 조치는 당장 연차를 실제로 다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시행해야 했지요.

막상 시행을 하자니, 일이 많아 휴가를 못가지만 남은 연차를 수당으로 받는 것을 그나마 위로로 삼고 있었던 직원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어려웠습니다. 또한, 연차를 다 사용하도록 하면서 일을 하려니 일은 일대로 산적해서 중과부적이었습니다. 특히 영업팀은 이중고였습니다. 고객이 밤낮으로 부르는 상황이라 휴일도 반납해야 하는 지경이었으니까요. 어쨌건 프로그램을 만들고 현재 사내 제도를 검토하면서 자문 노무사에게 이런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주 40시간 근로 시간을 지키면서 연차를 소진할 수 있는, 일반 기업도 노동법을 지켜가며 일하는 환경을 만들 수는 없습니까?"
그랬더니 그 노무사님이 빙그레 웃으시며 답변하셨습니다.
"우리나라에 노동법을 지키는 회사가 어디 있나요?

노동법을 준수하는 회사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인가? 이런! 생각지도 못한 답이었습니다. 말도 안 돼! 잘 몰라서 하는 말씀 아닐까? 정말 공장근로자도 아니면서 딱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생산성을 내는 사무 근로자를 위한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일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빈센트님께 지혜를 구합니다. 노동법을 지키면서 경영 성과를 내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려면 어떤 기본을 바탕으로 준비해야 할까요?



혼자가 아닌 함께를 고민하며
- 켈리 드림




- 빈센트의 영감을 주는 한 마디-

강점을 인정한다는 것은
서로 간의 용해되지 않는 가치관을 용해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Dear Kelly, 



직원 채용에 고민으로 임하는 모습 좋습니다.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직원 한 사람씩 늘려가길 바랍니다.
켈리의 고민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교육서비스 회사에서 법정 주 40시간 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현 대한민국에서 모든 경영자라면 고민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며 감독을 강화할 것입니다. 노동 가능 인구가 계속 줄면서 인재 채용이 어려워집니다. 게다가 요즈음 세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 여기고 있습니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47%가 아니라고 답을 했습니다. 2010년에는 73%가 그렇다고 답하고 23%만이 아니라고 답한 것에 비하면 2배 이상이 부정적인 답을 한 셈입니다. 겨우 5~6년 사이에 이렇게 인식이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답변하는 젊은 세대들이 일자리 기회가 적은 현 상황이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시대라고 현실적으로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재능이 있어도 발휘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한다는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이런 현실은 사실 국가적 낭비이기도 합니다. 재능에 상관없이 연공서열로 일자리를 지켜주는 경직성이 있는 한 지금과 같은 유연성과 끊임없는 사회,기술적 변화가 상당한 시대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끌어내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조직의 경직성이 근로자의 내재적 동기를 자극하지 못합니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환경에서 동기 부여된 직원을 만들기란 몇 배 힘든 일입니다. 금년 발표한 갤럽 자료(2014~2016 글로벌 직장 데이터)에서 전 세계에서 몰입하는 직원이 15%인 반면 한국 내에서 몰입하는 직원이 7% 밖에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직장 내의 몰입하는 직원, 즉 동기 부여되어 좀 힘들고 귀찮아도 고객에게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책임지는 직원을 말하지요.
결국 사업이 서공하려면 몰입하는 직원이 많아야 합니다. 그리고 요즘 시대가 요구하는 민첩성과 유연성을 담아내면서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팀 단위 구조의 의사결정과 자율성이 필요합니다. 팀 단위의 의사 결정자는 직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들을 뛰어난 관리자라고 합시다. 무엇이 뛰어난 관리자로 만들까요?

뛰어난 관리자는 직원들을 각각의 다른 강점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강점을 시너지 있게 팀에 활용합니다. 데이터에 의하면 직원들이 강점을 아는 것만으로도 몰입도가 7%가 오른다고 합니다. 강점에 관한 툴과 프로세스를 조직에 적용하면 몰입도가 23%가 오른다고 하죠.
최근 한 경영자들 모임에서 요즈음 세대에 대해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을 들었습니다. "요즈음 애들은 약해. 책임감이 없어" "가벼워" "예전에 우리는 안 그랬는데" 이렇게 말들을 하더군요. 켈리는 이 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혹시 이런 시각으로 요즈음 세대를 바라보면 어떨까요? *책임감이 부여되기 위해서는 일의 의미가 필요해 *재미있으면 정말 빨리해 *트렌드에 예민해 *결과가 나오기까지 과정을 중시해 *인간적 대화가 중요해.
시각을 달리하면 그 사람의 강점이 보입니다. 그 사람의 강점이 보이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도 보입니다. 그래서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진 사람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이 됩니다. 켈리는 직원들의 강점을 이해하고 사용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하여 회사 전체가 강점 기반 조직이 되도록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질문에 답을 드리자면, 우리도 주40시간 근로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스타트업 회사의 대표로써 할 수 있는 일은 직원들을 개개인의 강점을 대하며 몰입하는 직원으로 동기부여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분명 켈리가 꿈꾸는 회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빈센트로부터




출처 : HR Insight 2018. 4월호 

 http://www.hrinsight.co.kr/view/view.asp?in_cate=113&gopage=1&bi_pidx=27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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