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You are a Star(나 사용 설명서)


사내 강점 코치로 일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던 것 중에 하나는 코칭 고객(당시 직원)들과 코칭 세션을 가진 후에 그것을 토대로 Star Card를 만드는 것이었다. Star Card라고 부른 이유는 “당신은 별입니다. You are a Star” 라는 뜻에서 코치가 고객 각각의 고유성을 담아 써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강점 마스터 코치에게서 필자에 대한 Star Card를 받았을 때 감동을 아직도 기억한다. 당시 인사 전문성을 스스로 의심하던 시기이기도 하고 내가 정말 조직에 맞는 사람인지에 대해서 자문하던 시기였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교사가 꿈이기고 해서 사범 대학을 지원했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을 경험하는 짧은 교생 실습에서 교육자가 되겠다는 내 열의는 많이 퇴색되어 버렸다. 보수적인 학교 현장보다는 다이나믹하면서 성장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원했다. 하지만 기업에서 일하면서도 반드시 내 성향과 맞는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신이 없었다. 나는 무엇을 하면 정말 잘할 수 있고 매일 매일 의미를 가지면서 성장할 수 있을까?

나의 Star Card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다. “켈리는 타인의 강점에 대한 인지를 통해 미래에 대한 생생한 동기 부여를 하며 직원들 개개인에게 개별적으로 맞추어 주어 그들을 성장시키는 뛰어난 관리자입니다.”

내가 뛰어난 관리자라고? 아직 부하 직원도 없는데? 참 좋은 말이었지만 당시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게 정말 나란 말인가? 의심이 가긴 했지만 이후 나는 그 Star card를 책상 앞에 두고 일하는 틈틈이 다시 읽어 보곤 했다. 어쩌면 여기에 쓰인 말이 나의 미래의 모습일 수 있으니까!


잠재된 재능에 투자하라!


몇 년이 흐른 후 그 Star card에 적힌 모습으로 필자는 살고 있는가라고 자문해보면 어느 정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뛰어난”까지는 모르겠지만 “좋은”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피드백을 받기도 했고 경험을 통해 노련해진 부분도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 필자에게는 팀원이 여러 명 있었다. 처음에는 계약직 직원과 1년 반정도 일했었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그 때 그 직원에게 필자는 좋은 관리자가 아니었던 것 같다. 당시 회사는 성장 일변도였고 일이 늘 많았다. 채용이 주 업무였던 나는 회계 부서에 제출해야 하는 여러 재무 일들을 그 계약직 직원과 함께 했었다. 열심히 일하는 친구였지만 필자와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일에 치여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그 직원이 떠나겠다고 했을 때 나는 떠나는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다. 대화를 통해 고충을 이해하지 못했던 내 탓을 인정하기보다는 비정규직이라는 환경 탓을 했었다.   

그 후 나에게 정규직 직원인 팀원이 생겼지만 그 친구 역시 1년 반 만에 다른 기회를 찾아 떠났다. 아무래도 이번엔 내 탓인 것 같았지만 왠지 억울했고 내 책임을 인정하기 싫었다. 그리고 내 Star Card의 뛰어난 관리자라는 말은 그냥 허울 좋은 말일 뿐인 것 같았다. 

그러던 차 그 즈음 회사에서 Great Manager Course라는 관리자 양성 프로그램을 듣게 되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관리자로서 해야 하는 여러가지 Rule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처음으로 관리자로써 해야 하는 여러가지 Rule에 대해 배웠다. 특히 나에게 인상적으로 남았던 것은 구조화된 대화법과 개별화하라는 메시지였다.  특히 직원의 재능을 기반으로 동기 부여를 하고 기대 사항을 정확히 한 후 성과 대화를 통해 개발하라는 것을 마음에 새겼다. 그리고 팀원이 어느 정도 늘면서 팀장이 되자 조금씩 생각의 변화가 생겼다. 


나의 생각에 팀원이란 팀장을 따르는 사람이었다.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 돈을 받으니 월급값을 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교육과 경험이 쌓이다 보니 팀장과 팀원은 마주 대화하되 같이 바라봐야 하는 관계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개개인에 맞추는 시각으로 바뀌고 어떻게 회사, 팀 그리고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연결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성장하는 리더가 되지 않으면 팀원들도 멈출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가슴으로 깨달았다. 

생각이 바뀌니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 팀의 몰입도가 향상되고 나의 매니지먼트 스타일도 생기고 리더십도 나아짐을 느꼈다. 이렇게 되기까지 필자는 어떤 투자를 했는가? 투자에는 지식과 기술에 들인 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실적 지식이다. 훌륭한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리더십의 요소들을 배우고 이해해 야 한다. 두번째는 경험적 지식이다. 이 지식은 책을 통해서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을 말한다. 아무리 코스에서 배웠어도 실전에서 쓸 수 없다면 경험적 지식으로 쌓일 수가 없다.

기술()은 사물을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이나 능력, 그리고 경험적 지식을 더 체계화시켜 나가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리더십을 배우고 사용하면서 어떤 사람에게는 명령이 더 효율적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위임이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과 공헌하고자 하는 것 (Needs 와 Contribution)


심리학자 아들러는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인보다는 목적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개인이 어디로 가고 있고 무엇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개인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개인의 목표는 그 사람의 행동에 방향을 제시하고 행동하는 궁극적인 이유를 설명한다는 것이다. 또한 누구나 사회 속에서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존재로서 비록 연약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개인은 조직원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창조적인 힘을 발휘하고 성장하여 큰 사회에 소속되어 가고 그 안에서 공헌하며 살아가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 모두는 공헌하기를 원하는가? 그렇게 되기까지 각 개인들에게 채워져야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각 개인들게 필요로 하는 것들이 사실은 그들의 강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만약 #수집(Input)테마가 있다면 그는 많고 다양한 깊이 있는 정보를 원할 것이다. 필자처럼 #미래지향(Futuristic)테마가 있다면 비전이 있는 미래가 주어진 자리나 환경을 원하게 된다. #절친(Relator)테마가 있다면 수평적이면서 우정을 키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원한다.


이렇게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채워가고 나의 안전존(Safe Zone)에서의 목표와 성장존(Growth Zone)의 목표를 세운다. 만약 필자가 훌륭한 관리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포기했다면 Star Card에 적혀 있던 말은 가보지 못한 사막의 신기루처럼 되었을 것이다.


 ‘나’ 사용 설명서

지난 직장을 떠난 후 2년이 흐른 어느 날 한 직원이 찾아왔다. 나와 일할 때는 주니어 였던 그녀는 현재 인사부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가 갑자기 내 눈을 들여다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사님은 참 좋은 리더였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내가 좋은 리더이지 못한 순간들이 떠올라 부끄러워졌다. “노력했지만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 당신이 좋은 팀원이어서 나를 그리 평가하는 거 아닐까?” 


아직도 당시의 팀원들과 눈물과 웃음을 같이 한 작별 회식을 돌이키면 가슴이 뭉클하다. 떠나면서 받은 고급 커피잔세트와 커피 머신들은 지금 현재 회사의 자산으로 현재의 팀원들과 사용한다. 볼때마다 당시 팀원들이 생각이 난다. 내가 감히 훌륭하고 뛰어난 관리자 또는 리더라고 말할 수 없다. 그냥 처음보다는 나아졌다는 것은 감히 말할 수 있다. 


코칭 과정에서 필자는 Star Card를 종종 ‘나 사용설명서’라는 말로 표현하곤 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부분이 충족되는 순간 마치 밧데리를 끼운 제품처럼 우리는 각자 이 세상에 태어나서 공헌하려는 소명을 위해 잘 작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본래 목표 지향적이다. 뇌의 사령부 격인 전두연합령이 어떤 목표를 설정하면 신체의 나머지 부분은 거의 맹목적으로 이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따라서 도전이 크면 응전도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 한번 나만의 Star Card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사업을 시작한 후 나의 Star Card는 이렇다.

“켈리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강점기반의 사회를 열기 위해 진정한 파트너쉽을 가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교육 컨설팅 업계의 횃불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소명이 있고 그 소명을 다하는 것이 내 인생의 목적이라면 Star Card는 그 역할을 충분히 안내해 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강력하게 기억시키는 힘, 메타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