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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vinstyle Apr 05. 2023

방향을 잃었습니다

60, 프리랜서 도전기 두 번째 이야기

퇴직을 하고 나니 여러 가지 방향 잃는 일이 늘어난다.


마이카 라이프에서 BMW로 바뀌고 나니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던 터라 버스정류장에서, 지하철역에서 반대방향으로 가는 차를 일주일 동안 세 번을 반복했다.


혹시 퇴직 스트레스로 인한 '집중력 약화증세' 일까? 의심해 보지만 그건 아니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퇴직 증후군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방향의 상실' 임은 분명하다. 하루의 업무가 정해져 있지 않고, 완수해야 할 보고서도 없고, 조직원과 소통도 협업도 챙겨야 할 의무가 없다.


무엇을?

어떻게?

언제?

왜?

누구와?


과업과 목표중심의 일상업무의  정돈과 준비, 실행을 위한 루틴이 빠져나간 자리에 오롯이 나 혼자만의 계획과 목표설정에 따른 실행을 해야 하니 한동안의 '방향성 상실'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방향을 잡지 못해 힘은 들지만, 상실의 기간으로부터 빨리 빠져나오자

지하철 도어 스크린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다.

아무도 나에게 신경 쓰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수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일 뿐인데 유달리 낯설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향이 잡히지 않은 내 모습을 발견해서 그렇다.

신사업기획과 실행, 유통업체 총괄운영으로 빅픽쳐부터 디테일까지 9 to 9 일상업무에 매달려있던 일상이 쉼의 자유, 무계획의 자유, 선택적 소통과 만남의 지유가 주어지니 업무스트레스는 온 데 간 데 없어졌다.


퇴직의 자유는 누려볼 만하다.

그러나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은 기간 동안은 '방향의 상실성'이 주는 '낯섦과 두려움'이 자유를 누르고 무겁게 앉아버림을  알기에 가급적 빨리 방향을 정하려고 한다.


비에 젖은 운동화와 비를 피하게 해 준 우산에 감사한다

대구에 있는 조그만 유통업체 마케팅코칭을 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다. 채널마케팅의 영역 중에서 관련상품을 교육하는 기관을 찾아서 교육생에게 제품을 인지시키는

방안을 제시해 주었다.

상품을 알리라고 하지 말고 상품의 기준을 알려주라

안전한 작업을 위해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주라

작업용도에 따른 상품 선택방법을 알려주라

마지막으로 샘플을 선물하라


취업 전 사용해 본 상품은 현장에 나갔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TOM 1번 상품이 될 것이기 때문에 교육생 마케팅이 효과적이라고 제시해 주었다.


오늘은 방향성이 정립된 하루다. 코칭데이!

함께 고생해 준 비에 젖은 운동화와 비를 맞지 않게 해 준 우산에게 감사하며 서울로 돌아간다.


매일 한 가지씩 방향을 결정하고 그 길로 가보자.

길은 가라고 있는 거니깐

가 아니면 돌아 나오든, 다른 길로 들어서든 하면 된다.


오늘처럼 내일도 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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