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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vinstyle Apr 03. 2023

직장을 잃었습니다

60, 프리랜서 도전기 첫 번째 글

강원도 직장을 11개월 만에 정리하게 되었다.


사주는 경영사정 악화로 명분을 제시하였으나 난 '성과의 미흡'으로 결론짓고 담담하게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였다.

총괄해 오던 유통회사는 11개월간 6명의 직원 중 5명이 교체되었고, 2~3개월 근무하거나 3일 만에 그만둔 직원까지 헤아리면 8명이 거쳐갔다.


가장 막내 배송직 대리가 가장 근속기간이 긴 멤버가 된 구인이 참 힘든 조직이었다.


업무프로세스를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내고 직원별 R&R을 정립하고 적용하고, 기본을 다질만하면 한 직원이 퇴직하고 새로운 직원을  채용해서 처음부터 다시 셋업 하면 또 다른 직원이 나가고 '인력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잘 짜인 업무프로세스와 협업 매뉴얼, 업무수행을 위한 데이터 정비와 고객 및 공급업체 분석의 체계적인 완성과 적용방안은 직원이 그만둘 때마다 홍수에 댐 무너지듯 소실되어 버렸다.


분기가 세 번 정도 지나니 지쳐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사람에 치어있는 '나'였다.

경영적자는 11개월 전 부임할 때와 다름없이 여전히 적자이고 회사의 구조조정 안 제시가 오히려 사람에 치여 매일 답답한 상황을 변화시키는 수단이라 여기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4월 1일부터 나는 직장인이 아니다.

직장 이직의 경험이 많지만 퇴직은 항상 아프다.


어찌어찌 살아오다 보니 만 나이로도 60이 되었다.

지금까지 직장인으로 살아온 것만 해도 잘했다고 스스로를 대견해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60, 프리랜서 도전!


제일 먼저 하고 있는 것은 [직장에서 잘린 이 상황에 감사하기]이다.

30대와 40대에는 우상향 직장으로 이직을 성공적으로 해가면서 스스로 직장을 잘랐으나, 50대가 되니 잘리는 경험이 더 많아졌지만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받아들인다.


오히려 60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든 이 상황이 오히려 감사해야 할 선물이다.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들을 적어보고 만나고 싶은 좋은 분들 리스트를 작성하고 연락을 취하고 늦잠도 자고 음악도 듣고 느긋하게 걸어도 보고...


가장이기에 돈을 벌어야 하는 무게감은 피할 수 없으나 무엇으로 돈을 벌 것인가 보다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집중하고 이왕이면 해보고 싶었던 '꿈'에 가까운 일을 현실로 만들어내어 일을 하고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고

집중할 일도 스스로 선택하고

환경과 사람도 그럴 수 있으니


직장을 잘린 이 상황에 감사할 이유가 크다!


내일 일은 모르지만

적어도 오늘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에 따라

내일의 '나'는 영향을 받을 것이기에

최소한

감사의 마음만큼은 잃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써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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