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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vinstyle Dec 18. 2023

원치 않는 동반자와 보낸 일주일

결석시술기

지난주 일요일 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오른쪽 뒷 골반 상단 오 센티미터 정도 위쪽에 통증이 느껴졌다. 피부에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 무언가 묵직하게 한 주먹만큼 딱딱한 돌덩이가 있고 돌기 같은 것이  삐죽삐죽 돌아가며 찌르는듯한 통증이었다.


수 분이 지나지 않아 반듯이 누워도, 모로 누워도 점점 통증은 심해졌고 몸을 반듯이 세울 수도 없을 정도로 어지러움과 역겨운 헛구역질도 동반되었다.



결국, 119구급차를 불러 타고 응급실이 있는 병원행.


두 시간 동안 수액과 진통제를 응급 처치하고 엑스레이와 CT까지 찍고 나서 '결석' 진단을 받았다.


크기는 4mm, 더군다나 위치는 신장 바로 아래 방광으로 내려가는 선 상에 떡하니 막혀 있는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양 쪽 신장 안에 작은 결석들이 여러 개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일요일이라 결석 제거시술은 불가능하였고 더군다나 지방 출장길이어서 서울로 올라가서 다음 날 비뇨기과를 찾아서 시술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몸을 달래며 상경했다.



월요일, 전 날 처방받은 진통제와 복용한 약효로 통증은 많이 느껴지지 않았고 출근하자마자 결석제거 시술이 가능한 비뇨기과를 검색하여 진료예약을 하였다.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고 속은 가스가 찬 듯 빵빵하고 뒤 허리에 박힌 결석은 존재감을 슬슬 나타내려 하였다. 20년 이상 결석시술을 해왔다는 밎음직한 의사 선생님의 지시대로 근처 건강의학병원으로 내원하여 엑스레이를 찍고, 전날 CT 검사결과 CD와 대조한 후 레이저격파시술로 결석의 원점타격을 하기로 했다.



환자복을 갈아입고 40분 정도 레이저시술기에 몸을 맡기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몸의 방향을 시술기에 밀착시켜 가면서 고통의 감내를 꼬박 할 수밖에 없었다.


"드드드드드, 득득득득득, 다다다다다, 따따따따따"



충격의 강도는 미풍이 약풍을 넘어 강풍이 되고, 뒷동산이 야산이 되고 한라산을 너머 에베레스트 정상이 되어가는 듯 아팠다.


시술 끝, 소변검사하면서 생전 처음 피소변을 보았다.


결석 시술하면 혈관들이 터져서 그런 거란다.



처방받은 약이 세 봉지.


아침저녁 한 봉지, 하루 네 번 과립 먹기, 잠들기 전 또 한알의 약. 그리고 무조건 물을 많이 마셔야 했다.


과립은 대장내시경 전에 장기 내부를 청소하는 역할과 소변의 산성 성분을 알칼리성으로 변환시키는 건데 이게 너무 역겨운 맛이 난다. 괴로웠다. 그래도 꾸꾹 코 막고 먹었다.


둘째 날 내부 장기가 놀랐는지 모두 멈추어버렸다. 장기운동이 느려진 거다. 내과룰 찾아 또다시 하루 세 번 먹는 약 처방. 어제까지 약을 밥보다 많이 먹었다.



일상에서 거의 물을 마시지 않는 습관이 결석을 키운 거다. 어릴 때부터 맹물은 마시기 힘들었다. 커피에 기호가 크기에 하루에 아메리카노 여러 잔으로 물을 대체하였다. 아주 위험한 습관인 거다.



오늘 오전 다시 엑스레이를 찍고 비뇨기과 추적진료를 받았다. 결과는 완치. 일주일 간 식사도 조심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처방약의 덕으로 시술 후유증에서 해빙되고 통증을 유발한 결석은 몸에서 빠져나간 거다.



아파 보아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고통과 맞바꾸면서 다시 한번 인식했다.


건강하자!


그러려면 물을 많이 마시자!


신장 안에 도사리고 있는 결석은 다행히 크기가 작아서 자연배출될 거라고 했지만, 미리 예방해야 한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질병 중 하나를 말하라면


최우선이 '결석'이다.


힘들었던 결석과의 동행 일주일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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