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건물주 김대리 #124]

근육이 붙다

by Kema

최대한 다 쥐어짜듯 줄이면서도, 김대리가 끝내 줄이지 않고 유지하는 지출 항목이 하나 있다.


바로 헬스장 비용이다.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며 고민할 때 마다 산스장이나 공원 운동기구를 이용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회사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매일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김대리는 결국 병원비 약값 아끼는 지름길로 여기기로 했다.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모든게 어설펐다.


복장이나 샤워도구와 같은 기본 준비물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했고, 무슨 운동을 해야 할 지 몰라 기구들만 집적대다 시간을 흘려 보내기도 했다. 근육을 활용하는 요령도 없어 힘만 쓰고 운동이 되지 않거나, 무리하다 다치기도 했다.


하지만 때려치울까 하는 유혹을 애써 눌러가며 꾸준히 이어나가자, 어느 순간부터 모든게 쉬워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고비였던 ‘헬스장으로 출발하기’는 습관이 되었고, 어느새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날 해야 할 운동들도 머릿속에 준비된 채 정리되어 있었다.


헬스장에 도착해서는 발달시켜야 할 근육들을 정확히 사용하며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운동하게 되었다.


꾸준히 운동은 몇 가지 뚜렷한 보상을 주었다. 운동을 하고 나면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기고, 훨씬 머리가 맑고 긍정적이 되었다. 몸에 관심이 생기자 자연스레 식단도 조절하게 되었다. 혈당과 혈압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늘 피곤하던 아침도 개운해졌고, 아프고 결리던 어깨 통증도 말끔히 사라졌다.







희윤과 함께 전략적 궁상이라는 재테크의 첫 단추를 끼우던 김대리는, 운동과 재테크가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둘의 절약도 처음에는 시행착오 투성이였다. 욕심을 부리다 밥솥이 폭발하기도 했고, 할인에 혹해 식품을 대용량으로 샀다가 상해서 버리기도 했다. 회식 때 눈치를 보며 싸온 아구찜 봉지가 지하철에서 터졌을 때는 모든걸 다 그만두고 싶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뭐하는 짓인가 싶은 회의감이 들었던 때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자 절약에도 근육이 붙기 시작했다. 어떤 방식이 효율적인지 깨달음을 얻었고, 불편하고 낯설던 생활 방식도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처음엔 괴롭고 버거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고 유연해졌다.






그리고 그즈음, 둘에게는 아주 큰 변화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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