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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Dec 13. 2021

니체의 어록 - 낯선 음악

인식의 차이

  “우리는 낯선 음악을 잘 듣지 못한다.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귀에 들리는 그 소리를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하게 들리는 말로 바꾸어 놓으려 한다.” - 니체 -


  김영하 작가나 이외수 작가의 에세이를 읽어 봐도, 그들의 문체에 딴지를 거는 이들이 있나 보다. 그러니 나 정도가 기분 나빠할 일은 아닐지 모르겠으나... 자신이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 측근들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문인의 문체를 내게 권고하는 이들이 있다. 


  당연히 그들이 권유하는 문인들의 책을 챙겨 읽는다. 그런데 그들은 내가 읽는 책들을 읽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자신들이 좋아하는 글에 관한 이야기만 한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에게 익숙한 미학을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즐기는 자신의 감각도 최고라는 논리가 성립할 터, 그런 개인적 취향이야 뭐라 할 수 없겠지만, 그 취향을 타인에게는 보편적 격률로 강요한다는 거. 어떤 문체가 아무리 훌륭해도, 내 체질로 그것을 그대로 따라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따라하면 그것이 내 글이기나 한가?


  상대에게 왜 그렇게 닫혀 있냐며 따져 물으면서, 자신은 열려 있다는 듯 말하는 사람들. 그 신념에야 딴지를 걸 수는 없지만서도, 정말로 열려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닫혀 있음을 의심하겠지. 이미 남을 지적하고 있는 그 태도부터가 열려 있는 상황은 아닐 테고... 더군다나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빙할 논거만을 모으거나, 생각이 같은 사람들과만 함께 하려고 하니, 그게 실상일 리가 있나.


  이런 사례들은 비일비재하지. 자신의 커뮤니티에만 갇혀 있다 보니, 다른 결의 생각들에는 닫혀 있는 경우. 그러면서 되레 다른 결에게 왜 그렇게 닫혀 있냐고 따져 묻지. 그러면서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라는 말은 오지게 떠들어 대는... 철창을 사이에 두고서는 누가 갇혀 있는 건지 잘 모를 때가 있잖아. 때로 죄수는 다수이고, 간수는 홀로일 때가 있고... 실상 그 다른 걸 해보면 오히려 내 스타일인 경우가 있고, 또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워 괜한 소리를 늘어놓을 때가 있고...


  저자로 모신 황유선 작가님과 진행하기로 한 ‘문화, 커뮤니케이션’ 카테고리의 첫 촬영이 이 주제. 오랫동안 학계를 걸치고 계셨다 보니, 되레 ‘지성인’에 대한 피로도가 있으신가 봐. 그냥 재밌는 컨셉이면 좋겠다고... 그래서 카카오 TV <찐경규>의 모르모트 PD처럼, 작가님 앞에 앉아 있는 내가 뒷모습만 걸치는 컨셉으로, 약간 키치적 진행을 준비하고 있는 중.


  그림은 신카이 마코토가 협업한 TV CF래. '철창'이란 키워드에 생각나는 그림이 이것 밖에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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