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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Feb 24. 2022

‘읽지 않았으면서 읽은 척하는 책’

<1984>, <어린 왕자>

  ‘빅 브라더’라는 단어가 대명사화가 되었을 정도로, 이미 여러 영화들로 재해석이 된 경우라, 우리가 익히 아는 내용의 소설 <1984>. 저자 분의 조사에 따르면 ‘읽지 않았으면서 읽은 척하는 책’ 1위라고 한다. 실상 나도 저자 분들의 원고 편집하면서 그 대강은 알고 있다. 그 대강만으로도 푸코의 철학을 빌려 한 두 페이지는 써내릴 수 있을 것 같은 파편들이 보이니까. 


  지젝이 어느 저서에 그런 이야기를 적어놓았는데, 그 책을 읽지 않고 읽은 척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그런데 실상 이 기획이 그런 취지이기도 해. 모임에서 나온 예시가 <어린 왕자>였다. 어린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 그런데 정작 읽어본 이들은 얼마나 될까?

  나는 ‘죽기 전에 읽어야 할’ 매뉴얼을 닥치는 대로 읽어대던 시기에 읽긴 했는데, 단행본 기획을 하면서 조금 더 애착을 가지고 몇 번을 더 읽은 경우. 어떤 책을 여러 번 읽은 단 2번의 경험. <슬램덩크>와 <어린 왕자>. 확실히 직접 읽어 보면 차이가 있지. 해석에 대한 풍요로움이랄까? 그때 내가 이걸 읽지 않았던들, 지금의 인연들과 닿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여튼 뭐 그런 이야기가 있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내 해석은, 마지막 시퀀스와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에 관한 것. 책에는 없는 이야기인데, 조각조각 부서진 마음이 1억 개의 별이 되어 지상으로 떨어지는 듯한 슬픔, 지상에서 그 1억 개의 별들을 고스란히 쳐맞고 있는 듯한 아픔, 누구나 그런 경험 다 있지 않나? 하여튼 뭐 그런 이야기가 있어. 이래 저래 내겐 <어린 왕자>가 슬픈 동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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