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편집장 Mar 02. 2022

도교 신화, 격의불교 - 손오공과 저팔계

12지신 사신

이미지 출처 - museumnews.kr

  신화는 당대 민중의 의식 체계가 반영되는 스토리텔링이기에, 민중의 의식에 변화가 일어나면, 신화의 구성과 서사도 바뀌게 된다. 바라트 민족의 통합과정에서 힌두교가 인도의 정신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우파니샤드의 구질서였던 인드라는 비슈누와 시바에 밀려 그 존재감이 작아졌지만, 불교쪽으로 수용이 되어 불법을 수호하는 제석천(帝釋天)으로 거듭난다. 인드라의 무기는 금강저(金剛杵), 그의 금강저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번개가 바로 <금강경(金剛經)>의 상징성. 도올 교수 강의에서 듣기론 번개에 맞은 듯한 ‘각성’을 의미한다.


  중국인들이 이 외래종교 수용에 거부감이 없었던 이유는, 토착 사상인 도교의 패러다임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혼재해 있는 스토리텔링. 보다 대표적인 경우가 중국과 인도의 신들이 혼재하는 <서유기(西遊記)>가 아닐까? 이 판타지 자체가 역사적 현장(玄奘, 삼장법사)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손오공의 모델이 인도 신화의 ‘하누만’이라잖아. 


  도교 신화에서 저팔계는 원래 하늘의 강을 지키던 신선이었다. 은하수를 지키던 그의 직함은 천봉원수(天蓬元帥). 한자 蓬은 ‘쑥’이라는 뜻이 있는데, 문학 쪽에서는 ‘떠돌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바람에 사막을 뒹구는 엉킨 풀덩이를 생각하면 쉽다. 한문학에서 蓬이 의미하는 ‘쑥’이란 그런 떠돎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즉 천봉원수는 하늘을 떠도는 장수 정도의 의미로 보면 될 것 같다. 사주팔자에서도 亥는 흐르는 물을 뜻하기도 하고 역마살이야.

이미지 출처 - hani.co.kr

  실상 지금 12지신 이야기를 해보려고 썼다가, 손오공과 저팔계의 관련성에 관한 자료는 찾지 못하고, 다른 이야기로 얼버무리고 있다. 그런데 인도와의 관련성은 있더라고. 


  대표님에게 몇 년 전부터 도교 신화에 관한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제안을 해오긴 했는데, 솔직하니 나도 그간 귀찮아서 제안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젠 정말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신(四神)의 청룡과 백호가 12지신의 그 용과 호랑이와 겹치는 건지? 그것도 궁금하지 않아? 정말 몰라서 묻는 질문. 그래서 이제 그 대답을 찾아보려고... 그리고 또한 알게 모르게 우리 곁에 많이 남아 있는 도교의 흔적들도 많고, 중국과 일본은 더 하고...


  프로젝트 팀 짜고 있음. 결국 이걸 하는구나. 연초의 사주팔자 덕분에... 극동의 대표적인 판타지이기도 하니까. 이젠 <반지의 제왕> 같은 서사시나 토르 같은 히어로도 12지신 중에서 나와야 한다고 봐. 혹여 게임 회사 관련자 분들, 영화사 관련자 분들, 관심 있으시면...

작가의 이전글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 같은 언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