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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Jun 08. 2022

<러브, 데스 + 로봇> 시즌 1 '독수리자리 너머'

사랑, 거짓 + 해석

  ‘스파이더맨’을 제외하고는, 거미를 악의 형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잖아. 거미 입장에서는 억울할만도 하지. 그들이 인간에게 뭘 그렇게까지 해를 끼쳤다고... 그럼 스파이더맨은 어떤 이유에서의 변별일까? 스피노자에 따르면 선악의 잣대는 감정이다. 니체는 더 나아가 미학으로 규정한다. 내 미학에 부합하는 ‘거리의 파토스’. 스파이더맨은 거미의 능력을 지녔지만, 스타일리쉬한 근육을 지닌 인간의 형체이기에... 인간이, 인간의 모습으로 신을 상상해 냈다는, 스피노자의 논리가 이해되지? 인간에게는 그 모습이 가장 선의 미학이기에...


  내 생각과 다른 건 다 ‘악’으로 규정하는 사람들도 있잖아. 옳고 그름보단 내 기분이 중요한 것.

  그런 면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을 사랑한(?) 외계 생명체 입장에서는 그 나름의 배려였는지도... 자신의 실제 모습을 보면 분명 많이 놀랄 테니... 그 예상이 틀리지 않았고... 그런 면에서 인간보다, '선악의 저편'(니체)에 있던, 열린 체계의 생명체였다는...


  이왕 그렇게 미끄러진 상황이라면, 과연 진실이 중요한 걸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거짓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것까지가 사랑일 때도... 진실을 캐물어 뭐 하려고... 진실을 알려줘서 뭐 하려고... 그냥 모른 척 해주는 것, 그 ‘척’을 들키지 않는 것, 나는 속아도 상관없는 것. 그런 거짓으로나마 부여잡을 수 있는 사랑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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