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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Jul 13. 2022

정신분석과 명리학, 사랑 - 에로스와 프시케, 귀문관살

터보 2집, <우리들의 천국>

  그해 여름. 한 친구 놈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어느 카페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루종일 죽을 치고 앉아 있던 날들. 아르바이트를 하던 친구가 하루종일 터보 2집을 틀어놓는 바람에, 구매한 적이 없거늘 모든 노래를 외울 지경이었던... 아이돌 음악에 가끔씩은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는 시대에 돌아보니 명반,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했던 노래, <우리들의 천국>.


  널 사랑해 저 하늘만큼...


  분명 저 하늘만큼이나 많이 사랑하지만, 그도 하늘을 담을 용량의 마음이 선행해야 유지 가능한 문제. 생각해보면 하늘만큼이나 정말 모르겠던 사랑, 화창하다가도 벼락을 동반한 먹구름으로 돌변하기도, 사나운 비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피어오르는 무지개도 내가 미처 살피지 못한 곳에서...


  비껴간 일기예보처럼, 변덕스런 기후로 기다리고 있던 것들. 인연이 비껴간 그 자리에서, 비를 내려야 하는 것인지, 애써 맑은 척을 해야 하는 건지, 어쩔 줄을 몰라 하던 하늘처럼...


  과학으로 깨닫기 전까지 하늘은 합리의 범주를 초월해 있는 영역이었지만, 사랑은 심리학과 생리학으로 깨달은 이후에도 여전히 비합리이다. 어쩌면 그렇듯 알 수 없는 극간 이편에서 닿을 듯 말 듯한 저편을 향한 긴장감이 사랑인 것인지도 모르지. 라캉이 '대상 a'라고 말했던 것. 그 영원한 결여. 한 발 다가서면, 그만큼으로 멀어지는 무지개처럼 잡히지 않은 마음. 끝이 나지 않을, 끝없는 이야기, 하여 우리는 사랑을 노래하고 써 내리고 그리는 것이 아닐까?


  프로이트가 모든 욕망의 배아(胚芽)로 설명했던 성욕(에로스)을, 한 겹 순화해서 부연한다면 결국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니까. 정신분석의 어원이, 에로스가 사랑한 프시케(Psyche)란 사실도 재밌지. 사랑만큼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도 없으니까. 사주팔자로 해석하자면, 귀문관살이 겹치는 경우에 미치는 거라는...

  예전에 만들어봤던, 조잡한 수준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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