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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Aug 08. 2022

49제, 염라, 지옥 - 영화 <신과 함께>

도교와 불교

땅의 감옥, 곧 지옥은 십전염왕(十殿閻王) 또는 간단하게 시왕(十王)이라고 불리는 야마(염라왕)라고 하는 열 명의 인물이 지배하고 있다. 이들은 단테의 순례에서처럼 죄 지은 자들이 정해진 벌을 받는 각 지옥의 지배자들이다. ... - <도교>, 앙리 마스페로, 까치글방, p193 -


시왕의 우두머리는 첫 번째 지옥의 지배자일 뿐만 아니라 다른 아홉 왕의 우두머리이고, 저승세계의 최고 군주이며, 옥황과 옥황의 지상의 대리자인 동악대제의 신하이다. 원래는 옛날에 그 자리를 차지했던 것은 야마, 곧 염라왕이나 염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자기에게 오는 죄인들에게 너무 자비로웠다. 선을 행하여 죄를 갚도록 죄인들을 며칠 동안 지상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너무 잦았기 때문에 다른 심판관들은 전혀 누구도 자기네 법정으로 죄인을 데려오지 못했고, 그래서 악인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옥황은 그를 처벌해서 첫째 자리에서 강등시켜 다섯째 지옥을 다스리도록 보내버렸다. ... - 같은책, p194 -


49일째가 되면, 죽은 사람이 성황신과 머무는 것도 끝난다. 그는 이제 재판을 받기 위해서 저승의 신인 열 명의 야마 앞으로 인도된다. 그러나 성황신은 옥황이나 동악대제에게 영혼을 보내거나 영혼에 대한 보고서를 올린다. ... - 같은책, p203 -


  영화 <신과 함께>를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염라가 그렇게 절대적 권력을 지닌 경우는 아니잖아. 또한 지옥을 다스리는 다른 관리자들도 있고... 이정재가 차태현에게 건네는, 그런 대사도 나오잖아. 나는 너에게 이미 많은 기회를 주고 있었다고...


  중국인들이 불교를 도교의 패러다임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불교가 도교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염라는 불교 쪽에서 전해진 개념, 불교에서는 지옥의 수가 더 많은데, 도교에서는 10개로 정리가 됐단다. 그리고 10명의 관리자 모두를 통칭 염라라고 하는가 보다.


  죽은 이는 지상의 성황신의 관리 속에 있다가, 49일째가 되는 날 성황신이 저승사자에게 인계하는 것. 그러니까 저승사자가 직접 죽음의 순간으로 찾아오는 건 아닌가 봐. 도교는 인간의 행정 절차와 비슷한 사후 세계를 그리고 있다. 이걸 단순히 인간이 투영한 상상력에만 초점을 맞출 것인가? 그것으로 지켜지는 삶에 대한 예의라는 것도 있으니까. 죽음 또한 삶의 일부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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