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 재아
女安則爲之 (여안즉위지)
네 마음이 편하다면 그렇게 해라!
- <논어> 양화편(陽貨篇) -
그것에 관한 글로 단행본을 뽑을 수 있는 텍스트라면, 그만큼 애착이 있는 거겠지? 내게 무엇이 해당될까? 그 고민을 해보는 것이, 무엇을 써야할 지에 대한 대답일지 모르겠다.
<슬램덩크>와 <어린왕자>에 관해서는 이미 썼고, 미야자키 하야오와 왕가위, 니체, 들뢰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정도... <논어> 관련해서도 이미 다른 필명을 한 권 냈다가 말아먹었다.
맞닥뜨리는 세월에 따라 떠올리는 구절도 달라진다. 요새는 저 구절이 그렇게 문득문득. 제자 재아와 상례(喪禮)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나온 말인데, 공자가 재아에게, 그렇게 해서 네 마음이 편할 것 같으면 그렇게 하라고, 자신은 마음이 편치 않아서 그렇게 하지 않는 거라고...
그러게 말이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행복하다면야, 누가 뭐라고 할 수 있나? 그렇게 해야지. 그런데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난 도저히 마음이 불편해서 그렇게 못 하겠는데... 다 팔자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