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가는 사람
대형 로펌의 사위. 그의 가슴 속에 조그맣게 살아 있는 정의를 실현하지 못 하는 허수아비, 적폐 판사. 결국 팽을 당한 그에게 판타지는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선사한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겠는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그 얼개를 대강 알고 있는 미래를 다시 한 번 산다. 그리고 복수가 시작된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는 미래는, 아는 대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의 선택이 달라졌으니까, 양상도 달라진다. 변하지 않는 사실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둘러가든 돌아가든 어떤 식으로든 그 일은 일어난다.
대형 로펌의 상속자를 욕망하는 유세희. 그러나 그 욕망에는 딱히 이유가 없다. 그것 말고는 욕망할 게 없는 삶. 그녀의 이기심과 무례는 그 공허감과 궤를 함께한다.
유세희는 이한영에게 기회를 준다. 사랑하는 이가 아닌, 판사라는 기표로서의 그에게...
이한영은 다시 만난 유세희에게 기회를 준다. 지난 생에 당한 모욕의 함수이지만, 그가 했던 사랑에는 일말의 진심이 담겨 있었던지.
다시 한 번 사는 삶, 순간의 선택을 바꿈으로써 앞으로의 시간을 바꾼다. 그 복수의 서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주제는 구원이다.
그 자신이 변했기에, 사랑하는 사람도 변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아니 그 이기적이고 무례한 성격은 변하지 않더라도, 천진난만한 성정은 이제 제대로 된 쓰임의 시간을 얻게 될 거라 믿는다. 어쩌면 그것까지가 복수인지 모르겠다. 변한 자신을 통해 변해가는 그녀가 완성하는 복수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