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광화문 앞 광장을 걷다 교보생명 건물 외벽에서 이런 글을 보았다.
"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
백무산 시인의 이 문구는 참 좋았다. 가는 것에만 바쁜 우리들 일상에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멈춤의 시간은 사실, 여행 중인 씨앗에겐 흙을 움켜쥐고 세상에 나올 생명의 시작을 의미하는 듯 했다. 자전거 여행자의 관점에서도, 때때로 페달을 멈추고 자연의 관성에 몸을 맡기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므로, 느리게 가거나 멈추는 것의 가치를 공감할 수 있다.
그러다 문득, '꼭 멈춰야만 하는지?' 궁금했다. 아니 그전에 좀 더 본질적으로, 반드시
꽃을 피워야만 하는가?
씨앗처럼 살고 싶지 않다. 꽃을 피워야 값어치 있는 삶이라고 한다면. 꽃을 피우지 않아도 자유 의지로 가고 멈추는 사람 다운 그런,
삶.